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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식품 조운호 대표 공격 경영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3면

웅진식품 조운호 대표는 39살이다. 그는 2년 전 37살 때 대표이사가 됐다. 그는 지난해 웅진식품을 음료업계 4위의 업체로 끌어올려 놓아 업계를 놀라게 했다.

조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업계 2위 진입을 공언해 놓았다. 지난 3월 주총에서다.

올해 매출 5천억원, 경상이익 5백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매출 2천6백70억원, 당기순이익 2백70억원이었다.

매출을 두 배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업계는 의아해 한다. 조대표는 그러나 '걱정말라' 며 오히려 태연하다. 지난해 매출을 전년 비 4백%나 올려 놓은 경험이 있어 1백% 성장은 못할 것 없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그는 상반기 중 부채를 모두 갚아 무차입경영을 하겠다고 주주들에 약속했다. 이 회사의 부채는 2백85억원 정도다.

이를 위해 올들어 신제품 '피앙세' 를 내놓고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그는 CEO로서 이런 약속을 다 지킬 수 있을까. 그것도 올해 불황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인생 역정을 보면 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전남 해남산이다. 1981년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그해 제일은행에 입사했다. 은행에 근무하면서 조대표는 야간 대학을 다녔다. 1988년 부산산업대(현 경성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일류 학벌은 아니다.

그는 1990년 9년간의 은행생활을 접고 웅진그룹에 입사한다. 그 때 직급은 주임이었다. 그 후 대리.과장.차장.부장을 거쳐 1995년 웅진식품 기획실장이 됐다. 1999년에는 웅진식품 대표이사가 됐다. 입사 9년만이었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초고속 승진이다.

'사주와 무슨 인연이 있는 것 아닌가. '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결단코 사주와는 학연.혈연이 없다.

비결이 뭘까. 회사 관계자들은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직책이 주어지더라도 그 일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여 스스로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 간 사람" 이라고 평한다.

'그는 마치 일에 중독된 워크홀릭이 아닐까. '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는 이런 사람이 아니다. 정시 출근, 정시 퇴근한다. 대신 일을 할 때는 집중해 한다. 뭔가 몰두하면 자다가도 일어나 아이디어를 궁리하고 메모해 두는 습관이 있다고 측근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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