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재무상 "엔화 인위적 하락 유도 없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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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일본의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재무상은 18일 "일본 정부가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엔화가치 하락을 유도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엔화가치를 떨어뜨리더라도 선진 7개국(G7)재무장관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 이라며 "엔저는 일본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최우선 정책은 아니다" 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G7 통화정책 담당자들은 환율이 그 나라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은 이런 생각들과도 배치되는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이 외환시장에 전해지면서 18일 엔화가치는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3주 만에 최고인 달러당 1백22.6엔까지 올랐다.

엔화는 19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오후 5시 현재 전날보다 0.73엔 오른 122.13엔을 나타냈다.

미야자와 재무상의 발언은 ▶최근 엔화가치의 급격한 하락으로 자국 기업들의 수출 감소를 우려하는 아시아 국가들을 진정시키고▶오는 2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7재무장관 회담에서 인위적인 엔저가 바람직하다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가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최근 이를 방치해 왔다.

G7회담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일본의 통화정책과 부실채권 정리 계획▶최근 하락하고 있는 유로화 가치를 부양하기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일 재무성은 3월 무역수지 흑자가 지난해 3월보다 17.2% 감소한 9천1백50억엔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3월 무역흑자가 지난해보다 3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나 자동차.선박.사무용기기 수출이 그런대로 호조를 유지해 예상했던 것만큼은 줄지 않았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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