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통신] 차없는 거리… 산본 주민은 즐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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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산본 신도시의 주말은 특별하다.

신도시 중심가에 있는 군포시청과 주변 도로가 주민들 품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시청과 도로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이것이 싫증나면 동네를 둘러싸고 있는 수리산 산림욕장을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열린 광장=군포시는 1999년 3월부터 매주 토.일요일 시청사 구내와 시청 앞 도로 2백여m를 '차없는 거리' 로 운영하고 있다. 토요일은 오후 2~5시, 일요일은 오전 10시~오후 5시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이곳에서는 매주 두차례 교통이 통제되는 순간 수백명의 시민들이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도로로 뛰어 나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시가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 1백대와 배드민턴 라켓 20조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서다. 곧이어 집에서 타고 오는 자전거도 속속 합류한다.

이런 탓에 시청과 주변 도로는 자전거와 롤러 브레이드를 타는 학생.시민들로 북적거린다. 도로 한편에서는 가족끼리 배드민턴을 치거나 줄넘기를 한다.

분수대와 농구장.어린이 놀이터.야외 무대 등을 갖춰 공원 같은 분위기를 내는 시 청사도 붐비기는 마찬가지다. 농구장(3면)과 족구장(1면)을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 야외 무대에서는 청소년 춤 경연대회나 시립 여성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 공연 등이 펼쳐져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시민 이영길(45.재궁동 주공아파트)씨는 "차량이 밀리는 나들이길에 나서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마음놓고 뛰어놀다 건너편 먹자골목에서 저녁을 먹고 귀가한다" 며 흐뭇해 했다.

시 관계자는 "매주 2천~3천명의 시민들이 광장을 찾는다" 고 말했다. 한편 시는 어린이날인 다음달 5일 밤에는 이 거리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만화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 수리산 산림욕장=주민들은 수리산을 동네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수리산을 병풍삼아 아파트촌이 들어선 탓에 수도권 여느 도시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뽐낸다.

이 산은 경기 중부지역 최대 휴식공간으로 삼림욕장(1백54㏊)과 약수터(수리.노랑부리.광천) 등이 있다. 주민들이 즐겨 찾는 산림욕장에는 산책로(길이 10.3㎞)를 따라 ▶힘기르는 숲▶독서의 숲▶명상의 숲 등이 가꿔져 있다.

벤치 등 세종류 3백2점의 편의시설과 철봉 등 여덟종 34점의 체육시설도 갖추었다. 또 산림욕장 산책로 주변에서 자생하고 있는 식물 군락지마다 안내판이 서있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 인기다.

주민 최만석(51.수리동 한양아파트)씨는 "산책로를 한바퀴 도는데 두시간 정도 걸린다" 며 "코스가 평탄한 데다 볼거리가 풍부해 틈나는대로 찾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용객수가 급증하자 3월부터 6월까지 산책로 확장 공사를 벌이고 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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