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LG전자 제품 품질 글로벌 고객에게 노조가 보증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LG전자 노동조합(위원장 박준수)이 국내외 고객을 상대로 회사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를 국내 처음 도입한다. 종업원을 ‘현장 경영자’로 육성하는 구상도 추진한다. 이 회사 노조는 이런 내용을 담은 ‘LG전자 노동조합의 미래, 노조의 사회적 책임(Union Social Responsibility.USR)’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LG전자 노조는 ‘LG전자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LGE USR’이라는 마크(로고)를 만들었다.

박 위원장은 “제품과 생산공정에 이 마크를 부착해 노조의 품질 보증 의지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 마크는 제품의 환경성(저탄소성), 인체공학성, 편의성, 재활용 가능성 등 소비자 만족과 지구환경 보호 요건을 전반적으로 충족시켰을 때에만 부착한다. 유럽연합(EU)이 친환경 표시인 ‘TCO(스웨덴 사무노총)’ 마크를 부착한 제품에 대해서만 역내 판매를 허용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국내에서 기업 노조가 이런 식의 품질 보증제도를 도입하는 건 LG전자가 처음이다. 노조는 ‘LGE USR’ 마크를 TCO처럼 글로벌 브랜드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노조는 또 생산 현장에서 품질이나 공정 개선이 즉각 이뤄질 수 있도록 전 조합원을 ‘현장 경영자’로 만드는 운동을 벌인다. 이를 위해 전문 기술교육과 함께 글로벌 제품 트렌드를 빨리 파악해 생산 현장에 접목할 수 있도록 어학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회사 노조는 또 6월부터 협력업체에 각 분야 전문가를 일정 기간 파견해 생산기술·연구개발과 관련된 노하우를 전수하고 공정을 개선토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 해에 한 번씩 전 세계 LG전자 공장의 종업원이 모두 참여하는 글로벌 자원봉사의 날도 운영한다. 해외 구호활동도 적극적으로 펴, 올해는 아프리카 지역의 기아와 질병 퇴치 운동을 한다.

박 위원장은 “자본주의가 가난한 사람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는 노조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사회적 책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도요타자동차가 글로벌 품질 위기를 겪고 있지만 노조는 아무 역할도 못 하고 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한국의 국격(國格)도 높여나가는 미래 지향적인 노동운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김기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