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골프] 연습만큼 중요한 '책 읽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오늘도 무조건 연습장에 나가 열심히 채를 휘두르는 분들에게는 다소 맥빠지는 이야기가 될지 모르지만 골프에도 독서가 필수적이다.

다시 말해 골프 전문 서적 한두권을 탐독하며 스윙의 원칙을 자신의 지식으로 소화해놓지 않고는 아무리 좋은 레슨을 받아도 골프 기술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맴돌 수밖에 없다.

필자는 골프 강의를 할 때 종종 미국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의 차이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미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에 비해 체력이 월등히 좋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주목할 차이점은 미국 프로들은 엄청난 양의 골프 전문 서적을 끊임없이 읽으며 기술을 탐구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전성기를 구사하던 그렉 노먼 선수에게 기자들이 세계 랭킹 1위를 고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 물은 적이 있다.

노먼은 서슴 없이 'Zen of Martial Arts' 라는 책을 읽고 강해진 정신력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책은 무예 연마에 동양의 선 사상을 접목한 책이었다.

노먼은 그 책을 이미 수십번 읽었지만 선수 생활을 하는 한 일백번은 더 읽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책은 지금도 미국에서는 골퍼들의 정신 무장을 위한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1968년도에 출판되었던 'Search for the Perfect Swing' 이란 책도 골프 스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교과서다. 스윙 동작을 고속 촬영으로 찍어 한동작 한동작 씩 분석한 이 책은 특히 아놀드 파머 선수의 전성 시절 모든 골퍼들이 탐독했었다.

첨단 과학시대인 요즘은 랠프 만 박사와 골프 지도자 프레드 그리핀이 함께 쓴 'Swing like a Pro' 라는 책이 CD와 함께 나와 있다. 동영상을 보며 스윙 동작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골프 전문 서적을 열심히 보는 것은 피땀 흘리는 연습 이상으로 골프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다.

배석우 중앙일보 골프 전문 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