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코치진 대폭 물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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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컴퓨터 승부사' 김성근(59)수석코치가 '위기의 LG' 를 구해낼 것인가.

최근 6연패, 시즌 성적 1승9패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최하위로 추락한 LG가 16일 코칭스태프 교체를 통해 팀 분위기를 쇄신했다. 1군코치 가운데 김대진(타격).정삼흠(투수).최정기(배터리)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고 김성근.김상훈(타격).박철영(배터리)코치가 1군에 합류했다. 팀 컬러가 바뀔 만한 대폭적인 개편이다.

'개각' 의 핵심은 김성근 2군감독을 1군 수석코치로 승격시킨 것이다. 김성근 코치는 태평양.삼성.쌍방울에서 감독을 지냈고 OB와 해태에서 코치를 거쳤다. 코치라는 호칭이 낯설 정도로 '감독급' 이다.

무엇보다 '투수조련사' 라는 별명처럼 마운드 운용에 탁월하다. 하위팀이었던 태평양과 쌍방울에서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끌어올렸던 원동력도 투수진을 꾸려나가는 솜씨 덕분이었다.

LG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팀 방어율 7.61(최하위)이 말해주듯 투수진의 붕괴다. 신인 이동현(19)을 마무리로 기용한다는 어설픈 카드로 시즌을 맞이했고 에이스 해리거가 3패, 방어율 7.16의 난조에 빠져 있으며 구원투수진에도 믿을 만한 어깨가 없다. '야구는 투수 놀음' 이라는 말처럼 투수진이 무너지자 타자들도 덩달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해결사' 역할을 기대했던 홍현우는 고질적인 수비불안과 영양가 없는 타격을 반복, 몸값 20억원을 허공에 날리고 있다.

한가지 문제는 철저한 데이터 야구의 신봉자이면서 경기 흐름을 읽는 눈이 빼어난 김성근 코치가 13년 연하의 이광은 감독과 어떤 호흡을 맞추느냐다. '어색한 관계' 가 되지 않도록 1군 승격을 고사했다는 김코치와 이감독이 삐걱거릴 경우 상황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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