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허술 공무원 식목행사 등 차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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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보안관리 제대로 안하면 각종 외부행사에 우선 차출한다'.

최근 국무총리 민정비서관실이 마련한 자체 보안관리 강화 방안 중 하나다. 각종 비밀서류 등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1차 경고를 한 뒤 그래도 안 지킬 경우 식목행사 등 각종 정부 주관 행사에 우선 차출하겠다는 것이다. 한 총리실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정부 주관 행사에 차출되는 걸 꺼리기 때문에 그것을 벌칙으로 정한 것"이라고 했다.

민정비서실이 이런 방안까지 마련한 사정은 이렇다. 민정비서실은 업무 특성상 검찰이나 경찰.정보기관의 각종 비밀서류를 많이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점검 결과 비밀서류를 책상에 올려놓은 채 점심을 먹으러 가거나, 오랜 시간 외출하는 등 관리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공무원은 "정부 행사 차출을 벌칙으로 정한 것은 공무원 스스로가 정부 행사를 폄하하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또 "보안관리 위반에 대한 벌칙을 그런 정도로 정한 것은 오히려 허술한 보안의식을 방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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