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반등 오름세 아직 낙관 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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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낙관은 이르다. 기업실적과 환율이 돌아서야 바닥을 알 수 있다. "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큰 폭으로 반등한 국내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6일 국내 증시의 상승폭은 전날 미국 증시의 상승폭에 못미쳤다. 외국인이 선물을 4천계약 이상 팔아 프로그램 매도를 부추겼고 투신과 개인은 주식 사기를 주저했다. 최대 변수인 미국 시장의 반등에 대한 기대가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미국 증시의 초점은 단연 기업 실적이다. 전날의 폭등도 델컴퓨터 등 일부 기업이 1분기 예상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권위있는 금융통계기관인 퍼스트콜.톰슨파이낸셜은 최근 미국 전체 기업의 60% 이상이 당초 예상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가 그동안 기대를 걸었던 금리보다 기업 실적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며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소비자 신뢰지수 등 거시경제 지표의 호전 여부도 관심사" 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영향력이 부쩍 커진 환율도 예측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이 시장 직접 개입이란 카드를 내놓았지만 6일 JP 모건은 원화가치가 오는 9월께 1천4백2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환율을 결정짓다시피 하는 엔화가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가파른 하락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많아 관망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밖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물가와 채권 금리의 안정도 투자심리 안정에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결국 증시를 둘러싼 주변 변수가 하나같이 안개 속에 휩싸인 모습이다. 큰 폭의 반등을 예상하며 주식을 사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다만 바닥권 탈출은 아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적은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매수가 유리하다는 지적도 많다.

LG투자증권 黃팀장은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되면 철강.유화.반도체 등 소재산업, 금융주, 첨단주와 완성품 업종 순으로 반등할 것" 이라며 "여유있는 투자자는 매수를 고려할 때" 라고 강조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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