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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종기 우선협상자에 두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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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대우종합기계 매각을 위한 1순위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중공업이 선정됐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7일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7개 기관에 대해 인수가격.회사경쟁력 강화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1순위 협상자로 두산중공업을, 2순위 협상자로 ㈜효성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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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위는 앞으로 자산관리공사(KAMCO)와의 세부협상에서 1순위 우선협상대상자에게 1개월 간의 독점적 협상기간을 주되 이 기간 내에 협상이 끝나지 않을 경우엔 1, 2순위자와 동시 또는 단독협상을 다시 벌이기로 했다. 공자위는 본협상에서 인수자가 결정될 경우 KMACO 보유지분 35.96% 중 31%와 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지분 21.91% 중 20% 등 대우종기 지분의 51%를 넘겨받아 확실하게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입찰에서 두산중공업은 인수가격을 1조8000억원대, ㈜효성은 1조3000억원대를 제시했으며, 대우종기 우리사주조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나섰던 팬택은 이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위 김교식 사무국장은 "중간 단계인 양해각서(MOU) 체결없이 1개월 내에 본계약을 바로 체결할 방침"이라며 "다만 본계약 이후 예기치 않은 부실이 발견될 경우엔 협상을 통해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병기 기자

*** 인수 확정되면

두산,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
자산규모도 재계 9위로 껑충

두산중공업은 대우종합기계의 합병이나 분할은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또 앞으로 3년간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두산중공업은 27일 대우종기의 육성방안을 발 빠르게 내놨다. 이날 두산중공업은 "대우종기의 인수 후 대규모 투자를 해 2010년까지 기계산업 분야의 글로벌 톱5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두산은 중동-동남아 지역의 담수설비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중공업과 대우종기가 갖고 있는 중국-유럽 지역의 영업망을 효과적으로 접목해 세계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두산 관계자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라며 "대우종기의 인력은 우수해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인력을 더 뽑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두산, 재계 9위로=두산은 대우종기 인수에 성공할 경우 건설기계 및 플랜트 등을 만드는 중공업 그룹으로 거듭난다. 중공업 부문 매출 비중은 대우종기 인수 후에는 현재 78.8%에서 84.3%로 높아진다. 반면 소주와 양주 등 소비재사업 매출 비중은 15.5%에서 11.5%로 줄어든다. 자산은 9조1902억원에서 11조7202억원(2003년 기준)으로 늘어나 재계 순위(민영화된 공기업 KT, 포스코 제외)가 12위에서 9위로 뛰어오른다.

◆입찰가 높게 써 팬택 제쳐=두산중공업은 입찰가격을 높게 써 대우종기의 종업원과 손잡아 강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던 팬택을 따돌렸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1조8000억원을 써내 팬택이 제시한 8500억원의 두배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1조3000억원을 써냈다. 두산 관계자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지적에 대해 "대우종기의 성장 가능성을 볼 때 그 정도의 액수는 적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산그룹이 대우종기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플랜트(담수설비.발전설비 등) 위주의 두산중공업의 사업을 보완하고 ▶대우종기의 글로벌 영업망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노조, 즉각 반발=대우종기 노조는 29일 민노총 금속연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두산의 인수를 반대하는 공동투쟁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또 두산 측의 현장 실사도 봉쇄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두산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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