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 1120원대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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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 원-달러 환율이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128.9원으로 내린 채 마감됐다. 27일 외환은행 딜링룸 직원이 지난해 11월부터의 환율동향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보고 있다.김태성 기자

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며 달러당 1130원선마저 무너뜨렸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날보다 4.6원 떨어진 1128.9원으로 마감돼 6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2000년 10월 20일(1126.5원) 이후 최저치다.

이날의 환율 하락은 월말 수출대금을 받은 대기업과 그동안 달러 값이 내리기 전에 달러를 팔지 못한 금융회사가 달러 손절매에 나서면서 1130원선이 무너졌다. 환율이 급락하자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섰으나 팔자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농협선물 이진우 팀장은 "그동안 서울외환시장에선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해 달러를 보유한 쪽이 많았다"며 "갑작스러운 세계적 달러 약세 기조로 환율이 하락하자 손해를 본 금융회사와 대기업이 한꺼번에 달러 물량을 내놓아 환율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엔-달러 환율이 한 단계 더 떨어진다면 연간 누적 무역수지 흑자가 250억달러가 넘고 외화예금이 217억달러에 달하고 있는 서울시장에서도 달러 매물이 쏟아져 나와 환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외환 당국의 개입 강도가 하락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경민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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