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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만들고 척수장애 걷게하는 '꿈의 산업' "키워봐요! 바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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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생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석유로 만드는 '바이오 정유소', 한해 한번만 씨를 뿌릴 수 있게 종자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터미네이터' 기술 등은 국내에선 아직 꿈을 꿀 수 없는 일이지만 바이오산업이 앞선 선진국은 이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미 줄기세포를 활용해 척수장애의 개를 걸어다니게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7일 내놓은 '바이오 신사업 기회와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이 같은 선진 바이오산업의 성공사례를 열거하면서 기업이나 정부가 시급히 나서야 할 7대 유망 바이오산업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기업이나 정부가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이의 육성의지와 실천 노력은 턱없이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7대 바이오 사업=삼성경제연구소는 바이오 신약, 바이오 치료, U(유비쿼터스)-헬스, 유전자 변형 생물체(GMO), 바이오 기기, 바이오 환경.에너지, 바이오 공정 등을 유망 바이오산업으로 꼽았다. 이들 7개 사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0년에 3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특히 ▶단백질.호르몬 같은 생체물질을 활용해 약물을 개발하는 바이오 신약▶세포 및 유전자 치료와 장기이식 등의 바이오 치료▶언제 어디서나 컴퓨터와 온라인에 접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을 기반으로 의료 서비스를 손쉽게 받는 U-헬스▶유전자 변형 동식물을 만드는 GMO 등 네 가지를 핵심사업으로 분류했다.

◆투자와 전략 미흡=바이오 기술(BT)은 정보기술(IT)보다 연구개발 투자액이 많고 투자회수 기간이 긴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산업에 투자를 꾸준히 하는 대기업은 LG.CJ 등 몇군데에 불과하다. 코스닥 등록기업(18개)을 포함해 바이오 벤처가 100여개에 불과한 한국은 이제 막 산업에 진입하려는 단계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선진국과의 바이오기술 격차는 10년 이상으로 추정했다. 정부의 바이오 예산도 지난해 4962억원(공공 연구개발 예산)으로 미국의 2% 수준(2000년 25조원 대비)에 불과하다.

보고서를 낸 고유석 수석연구원은 "IT에는 '따라잡기' 전략이 가능하지만 바이오의 원천기술은 대부분 선진국들이 선점해 따라가기가 더 땀이 난다"며 "바이오 투자는 일종의 '물탱크 채우기'와 같아 물이 다 차야 넘치듯 일정 수준의 투자가 쌓여야 성과를 내기 때문에 조급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고령화 사회 진전에 따라 선진국들도 IT에서 바이오 분야로 연구개발 투자가 옮겨가는 분위기"라면서 "BT.IT의 융합, 바이오 치료 등 우리의 강점분야부터 전략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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