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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 차관인사 배경] '사기진작' 14명 내부승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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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차관(차관급과 외청장 포함)41명 중 21명을 물갈이한 1일 인사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26 개각' 의 보완 쪽에 초점을 맞췄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설명했다.

◇ '집권 후반기 공직사회 장악' 〓 "장관자리에 정치인을 대거 기용한 만큼 관료사회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사기진작용 내부승진(21명 중 14명)의 폭을 넓혔다" 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 덕분에 재정경제부 차관에 한때 물망에 올랐던 최종찬(崔鍾璨)전 기획예산처 차관을 제치고 김진표(金振杓)세제실장이 승진.기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인사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1년 이상 재임한 차관은 교체한다는 원칙을 세웠는데 "다만 언론사 세무조사를 지휘하는 안정남(安正男)국세청장(1999년 5월 취임) 등 몇 사람은 예외였다" 고 말했다.

이처럼 공무원 사기.업무 전문성.장악력 등의 조건을 검토하는 바람에 해당 장관들에게서 3배수 추천을 받은 뒤 평소 2~3일이면 끝나는 차관 인선이 1주일이나 걸렸다고 한다.

◇ 지역안배와 정치권 인연〓중앙인사위의 지적대로 장관과 차관의 출신지역이 겹치지 않게 하는 '상피(相避)제' 를 적용하는 데에도 상당한 신경을 썼다.

그에 따라 장.차관의 출신지역이 겹치는 곳은 여성 차관(金松子)이 등장한 노동부뿐이다. 김호진(金浩鎭)장관과 같은 경북 출신.

또 장관급에서 강원 출신이 한명(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밖에 안되는 점을 감안해 차관급에선 두명(최돈걸 병무청장.최동규 중소기업청장)을 기용하는 배려를 했다고 한다. 특히 최동규 청장(강원 정무부지사)은 자민련 김종필(JP)명예총재가 99년 총리 때 인연을 맺었고, 그 덕분에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달(李在達)국가보훈처장은 4.13 총선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고, 이재관(李在寬)비상기획위원장은 민주당 창당 때 참여했던 군 장성 출신.

유지창(柳志昌)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현 정권 출범 직후 청와대 비서관으로 근무하다 민주당 정책전문위원으로 파견 나갔고, 윤형규(尹逈奎)문화관광부 차관은 지난 대선 때 국민회의(민주당 전신)에 입당한 적이 있다.

◇ 의약분업 관련 문책 계속〓장석준(張錫準)보건복지부 차관에다 지난해 8월까지 청와대 노동복지수석을 지냈던 김유배(金有培)국가보훈처장이 경질됨으로써 3.26개각에 이어 의약분업 관련 장관과 청와대 수석은 모두 물러난 셈이 됐다.

심지어 보건복지부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차관에 외부인사를 기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가 충격이 심할 것 같아 결국 이경호(李京浩)기획관리실장을 승진시켰다고 한다.

김진국.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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