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 "지자체 혈세 낭비 어림 없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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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21일 광주공항. 출영.환송객으로 붐비는 청사에서 1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참여자치21 회원들의 릴레이식 피켓 시위다. 고재유 광주시장이 사전 준비없는 방북으로 예산을 낭비했다는 주장이다. 바로 이날 공항에는 3박4일간 북한 방문을 마친 고 시장이 도착했다.

참다운 지방자치와 지역 공동체 실현을 내건 참여자치21이 출범한 것은 1998년4월. 제2기 민선자치를 앞둔 시점이다.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을 해온 30대 젊은이들이 '참여와 자치를 통해 새로운 정치문화를 이뤄보자' 며 뜻을 모았다.

이들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비판과 견제를 넘어 직접 참여를 선언했다. 특히 특정 정당위주의 지역 정치문화에 정면으로 도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6.4 지방선거에서 회원 14명이 출마, 12명이 지방의회에 진출했다.

광주.전남지역의 대표적 386시민단체로 불리는 이 단체 나기백(羅基栢.39)사무처장은 "무엇보다 생활실천형 운동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이들은 예산감시센터을 구성, 자치단체들의 예산 낭비사례를 집중 감시했다. 98년 말에는 광주시와 5개 구의 예산안을 분석해 불필요한 예산 삭감을 요구해 관철시켰다.

지난해에는 지방의회 의원의 낭비성 외유를 본격 제기, 지방의회에 따라 해외연수 조례를 만들도록 했다.

창립 당시 40명이면 회원은 그동안 3백여명으로 늘었다. 회원은 지방의원들과 학생.주부.회사원.변호사.언론인 등 다양하다. 산하에 4개 센터와 4개 분과를 두고있다. 부설기구로 예산감시센터를 비롯, 인터넷 시민운동을 담당하는 참여자치 정보센터.부정 비리 근절 및 시민들의 권리구제를 위한 시민권리센터가 있다.

특히 시민교육센터는 민주시민 지도자를 양성하는 산실이다. 여기서는 지난 1년 동안 4백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羅사무처장은 "그동안 광주시의 개발 우선 논리에 맞서 환경보전과 절차적 민주주의 확립을 이끌어냈으며, 이같은 정책변화의 핵심에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센터.분과활동이 있었다" 고 말했다.

상무신도심 쓰레기 소각장 건설, 무등산 온천 개발, 경전선 폐선부지 경전철화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일선 동사무가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설명회와 정책토론회 등을 열고 주민복지 및 문화시설.정보센터로의 활용을 위해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행정정보 공개운동의 하나로 아예 행정정보공개조례를 만들어 광주시의회에 청원 한 상태다.

올해는 사이버 운동을 확대하고 친목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화답사모임을 구성, 매월 한 차례씩 전문가와 함께 떠난다.

아파트공동체위원회.지방의원포럼 등 모임도 만들었다.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kcm.or.kr)에는 각종 토론회 자료와 성명.논평을 담았다.

광주=천창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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