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난해 대출자 코픽스 전환이 유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새로운 대출상품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주택담보대출이 나온 지 3주가 지났다. 현재 은행 창구에선 코픽스 대출과 기존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대출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또 기존 CD 연동으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도 8~9월까지는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없이 코픽스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과연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과 이미 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신규 대출자는 코픽스=은행들은 지난달 18일부터 코픽스 대출을 선보이면서 기존 CD 연동 상품보다 금리를 낮췄다. 은행에 따라 코픽스 대출금리는 CD 연동 대출 금리보다 0.1~0.4%포인트 더 싸다. 최종 대출금리가 같더라도 코픽스 대출이 유리하다. 현재 신규 기준 코픽스 금리는 연 3.88%, 잔액 기준은 연 4.11%다. 반면 3개월 만기 CD금리는 연 2.86%다. 대출금리가 같은 연 5.5%라면 CD 연동 대출의 가산금리는 2.64%포인트인 반면, 코픽스 신규의 가산금리는 1.62%포인트, 잔액 기준의 가산금리는 1.39%포인트에 불과하다. 가산금리는 대출할 때 한번 결정되면 만기 때까지 유지된다. 더구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단기금리인 CD 금리는 여기에 연동할 가능성이 크다. 가산금리가 낮은 것이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에 부담이 덜하다. 신규와 잔액 기준을 택할 때는 금리 수준과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대출금리는 신규 기준이 잔액 기준보다 0.2%포인트 정도 낮다. 하지만 변동성 부분에선 코픽스 신규 기준보다는 잔액 기준이 더 유리하다. 전체 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변동이 완만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경우는 잔액 기준 12개월 변동 상품의 금리가 연 4.78~5.58%로 다른 은행보다 낮은 편이다. 기업은행 박철웅 개인여신팀장은 “코픽스의 도입 취지가 금리 변동성을 줄이자는 것이라 잔액 기준 금리를 가급적 낮게 정했다”며 “전체 코픽스 대출의 40% 정도가 잔액 기준 12개월 변동 상품”이라고 말했다.

◆기존 대출자는 따져봐야=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대출 시기에 따라 유리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코픽스로 전환하는 게 유리한 대출자는 2009년 이후 대출받은 경우만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통계를 바탕으로 시기별 대출자의 현재 금리 수준과 코픽스를 비교한 결과다. 2006년 초부터 2008년 10월 전까지 대출을 받았다면 이 시기는 CD 금리가 연 4~5%대에 머물던 때다. 당시 은행들은 CD금리에 붙이는 가산금리를 1%포인트 초중반 수준까지 낮췄다. 이후 CD 금리는 급격히 떨어졌지만 가산금리는 그대로다. 이들이 현재 부담하고 있는 대출금리는 연 3.89~4.43% 정도로 은행권 코픽스 금리보다 싸다. 갈아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금융위기 직후 2008년 11, 12월에 대출을 받았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당시 가산금리는 2%대 초반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대출금리가 코픽스보다 0.5%포인트 정도 낮다. 하지만 2009년 이후에 대출을 받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2009년 대출자들의 가산금리는 3% 내외로, 현재 5% 후반대의 대출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이는 현재의 코픽스와 금리가 비슷하거나 비싸다.


신한은행 이관석 재테크팀장은 “같은 주택담보대출인데도 대출 시기에 따라 현재 금리가 2%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며 “가산금리가 3%포인트 이상이라면 코픽스 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가산금리가 2.5~3%포인트인 경우에도 앞으로 CD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갈아타기를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원배·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