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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개각] 1중대+2중대+3중대=與大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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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26 개각은 이른바 'DJP(민주당.자민련)+α(민국당)' 의 3당 정책 공조의 확보다. 그런 성격은 자민련 의원들의 대거 입각에서 짙게 묻어난다.

이날 낮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를 서울 신당동 자택으로 방문하고 난 직후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은 "개각은 민주당과의 공조 차원에서 매우 잘 된 일" 이라고 흐믓해했다. JP가 만족스러워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자민련 내부에서도 장재식(張在植).오장섭(吳長燮).정우택(鄭宇澤)의원의 입각 소식이 알려지자 "명실상부한 공동정권의 면모를 갖춘 것 아니냐" 는 얘기가 나왔다. 공동정권 출범 당시의 6개 장관에는 못 미치지만 현 자민련 당세를 감안할 때 내각에서 5개 자리(유임된 李漢東총리.韓甲洙농림부장관 포함)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의보 재정 파탄으로 위기에 몰렸던 李총리도 JP의 후원 아래 일찌감치 유임이 결정됐다. 한 당직자는 "이쯤되면 민주당과 '한 배를 탔다' 는 의식이 안 생길 수 없다" 고 말했다.

여기에다 민국당 한승수(韓昇洙)의원의 외교통상부장관 발탁으로 3당 정책연합이 완성됐다는 것이다. 이미 민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는 전당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정책연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DJP+α' 는 민주당 1백15.자민련 20.민국당 2석을 합해 1백37석으로 국회 의석 반수(전체 2백73석)를 간신히 넘는다. 합당과 같은 조직적 통합이 아니라 특정 사안.정책에 입장이 같으면 힘을 합쳐 통과시키자는 것이어서 '느슨한' 여대야소(與大野小)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야당에 빼앗겼던 정국 주도권을 확실하게 되찾아 '강한 정부' 를 뒷받침할 수 있는 원내 기반을 마련한 것" 이라고 평가했다.

'DJP+α' 는 향후 대권 구도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포위하는 '반(反)창(昌)' 연대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DJP+α' 의 첫 시험무대는 오는 4월 임시국회가 될 전망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지난 20일 민주당 주례보고 때 "개혁 입법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당부한 상태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돈세탁방지법.인권법 등을 3당 연합의 구도 아래 처리할 것을 검토 중이며, 자민련에서는 국회법 개정안(교섭단체 요건 완화)처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지난 13일 2여(與) 국정협의회에서는 국회 운영과 관련, "여야 합의를 원칙으로 하되 안되면 표결 처리한다" 며 강경 기조를 천명해 여야 관계는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하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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