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철원 DMZ 3중 철책 뚫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26일 오전 1시4분쯤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사단 최전방 철책선이 3중으로 절단된 현장이 순찰 중이던 우리 병사에 의해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 황중선(준장.육사 32기)작전처장은 "철책의 절단 형태가 남쪽에서 이뤄졌으며 절단한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운동화의 발자국이 북쪽을 향해 있었다"면서 "한명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동신문 결과를 발표했다. 월북한 시간은 25일 저녁 이후라고 황 처장은 말했다.

이에 따라 합참은 이날 오전 북한 무장공비 등의 침투에 대비해 발령한 군의 경계태세인 '진돗개'를 오후 6시30분을 기해 모두 해제했다. 이에 앞서 군 당국은 북한군의 침투 가능성에 대비해 해당 부대에는 최고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 대대적인 수색.검문을 실시했었다.

합참에 따르면 절단된 철책은 비무장지대의 남방한계선에 설치된 이중 철책과 그보다 1.2㎞ 북쪽에 있는 철책이다. 4m 간격으로 서 있는 이중철책 중 전방 철책은 가로.세로 40㎝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절단됐다. 특히 절단 부위는 제자리에 살짝 얹혀 있었다. 뒤쪽의 후방 철책도 비슷한 크기로 잘려나갔으며 절단공구가 사용됐다.

합참은 조사 결과 절단된 철책이 제자리에 원상 복구된 수법이나 절단 위치가 기둥 부분이 아닌 철책의 중간이라는 점 등으로 미뤄 전문적인 공작원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경비병의 육안 확인을 더디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절단 부위를 철조망에 살짝 붙여 놓았다"고 설명했다. 고도로 훈련받은 북한 침투요원은 'ㄴ''ㄷ'자 형태로 절단한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월북이라는 추정에 따라 군 당국은 지역 주민과 인근 공사장 인부들을 대상으로 수상한 사람을 목격했는지 등을 탐문하고 있다. 철책선 절단 해당 부대나 인근 부대 장병 중 탈영 등 근무 이탈은 없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와 함께 합참은 절단된 철책선을 맡고 있는 부대의 경계태세 등 절단 과정에 대한 경위를 조사한 뒤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