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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264조원… 연체비율 높아져 개인파산 늘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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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셋값 급등과 주가 하락의 여파로 가계빚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2, 3분기에 1%대로 낮아졌던 가계의 은행대출 연체비율이 다시 높아져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개인파산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부채(금융권 부채+외상구매액) 잔액은 2백64조1천억원으로 1999년 말에 비해 1년새 51조1천억원(24%)이 늘었다.

특히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다 진 빚은 지난해 16조3천9백억원이 불어나 99년 증가액보다 4.2배 늘었다. 지난해 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잔액은 29조9천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11.3%를 차지했다. 주택자금 대출은 99년 말에 비해 7조6천억원, 외상구매액은 3조7천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가계소득보다 소비지출 증가율이 높고▶전셋값 급등으로 목돈이 필요한 데다▶금융기관들이 기업대출 대신 가계대출에 주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기관의 전체 민간대출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9년 말 39.6%에서 지난해 말엔 47.2%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의 가계자금 연체율은 경기가 나빠진 지난해 하반기부터 높아져 올 1월 2.9%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김두식 금융통계팀장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잔액 29조9천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해 1년새 늘었을 정도로 가계부채가 심각하다" 며 "연체율이 높아지면 카드사 등 금융계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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