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포럼 '리더십 위기' 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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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통령이 '감동의 정치' 를 못하고 있다. 이것이 리더십 위기의 본질이다. " (한나라당 姜在涉부총재)

"경제상황 악화가 정권에 대한 지지도 저하로 연결됐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공적이 간과돼선 안된다. " (민주당 鄭東泳최고위원)

여야 의원.학계.언론계.시민단체 인사들이 '리더십 위기' 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정치포럼(한국정치학회.한국언론재단 주최, 중앙일보 후원)에서다. 발제자로 나선 서울대 박상섭(朴相燮.외교학과)교수와 한림대 전상인(全相仁.사회학과)교수는 '리더십 위기' 의 원인을 소수 지도자에 의존하는 정치 시스템과 가신(家臣)정치, 관료 패권주의 등 구조적인 측면에서 찾았다.

▶姜부총재〓리더십의 위기는 지도자의 자질 때문이다. 제1당인 야당을 도외시하고, 군소정당을 설득해 수를 채우려는 현 정권의 정치철학은 분명한 자질부족이다. 정계개편설과 검찰권.국세징수권을 남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金대통령은 야당총재와 막걸리 집에서 토론도 하고, 야당의원들의 얘기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鄭최고위원〓주기적인 시장의 부침이나 외생적인 요인이 있어도 책임을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에 집중시키는 풍토에도 원인이 있다. 관용과 인권의 신장, 남북화해, 정보화 등과 관련된 金대통령의 공적.업적이 분명히 있다. 리더십 위기의 해소방안은 모든 노력을 개혁에 집중해 경제회복을 달성하는 것이다.

▶서경석(徐京錫)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지역주의 정당구조 타파만이 리더십 위기 극복의 요체다. 중선거구제 도입→새로운 개혁정당의 출현→국민 지지 확보가 필수적이다. 한 선거구에서 3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양당에서 초선 개혁그룹이 뛰쳐나와 개혁정당을 만들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춘(李成春) 관훈클럽위원〓제도나 정책에 대한 정치인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야지 힘으로만 밀어붙이려 하면 안된다. 대통령은 직접 정치에 관여하지 말고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

◇ "언론개혁은 자기개혁이어야" 〓우석대 김영선(金永善.신문방송학과)교수는 '민주정부와 언론개혁' 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언론개혁은 인위적 개혁보다 자기수정적인 개혁이 더욱 중요시돼야 한다" 며 "정부와 언론은 항상 긴장관계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 맹형규(孟亨奎)의원은 "취재기자들에 대한 계좌추적은 기자들을 협박하고, 언론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 이라며 "현 집권세력은 자신들의 실정(失政)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언론 뜯어고치기에 나섰다" 고 지적했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의원도 "언론개혁은 언론사 자체의 정화능력에 맡기는 게 옳다" 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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