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역사 마케팅에 나섰다. 지역과 관계가 있는 역사 인물을 발굴해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고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경남 함양군의 연암 물레방아공원(왼쪽)과 제주시 사라봉 모충사에서 만덕제를 올리는 제주 시민들(가운데). 경남 남해군의 유배문학관 조감도.
연암은 조선 후기에 청나라 사신으로 다녀온 뒤 안의현(오늘날 함양군 일부) 현감으로 부임, 물레방아를 실용화하는 등 백성들을 위해 선정을 편 것으로 유명하다. 함양군 이봉희 문화예술담당은 “문학과 문화의 시대다. 연암에 대한 지역 연고권을 높이면서 공모한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드라마를 제작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양군은 5년 전 ‘지리산 문학제’를 개발, 매년 지리산문학상과 최치원 신인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 문학제에는 매년 전국의 시인·평론가와 문학도 200여 명이 참가한다.
남해군은 지난달 ‘남해군 김만중 문학상 조례’를 제정했다. 조선시대 남해군 상주면 노도에 유배된 서포(西浦) 김만중(1637~92)을 기리는 이 문학상은 상금만 1억원에 달한다. 고려~조선시대에 200여 명의 문인이 남해로 유배 왔다는 역사적 사실을 활용해 유배 문학을 지역 대표 상품으로 개발하려는 취지다. 군은 지난해 5월 남해읍 남변리에 전시실·영상실·야외공연장 등을 갖춘 유배문학관 건립에 들어갔다.
전남 해남군은 조선시대 이후 지역 출신 작가를 기리기 위해 해남읍 고산(孤山) 윤선도 유적지 인근에 2012년까지 ‘땅끝순례문학관’을 짓는다. 고산 윤선도, 석천(石川) 임억령 등 조선시대 문인과 김남주·고정희·황지우 등 근·현대 문학가 160여 명의 작품 등을 소개해 관광객을 끌기 위해서다. 문학관은 백일장, 시 창작 교실, 청소년 문학캠프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국 시문학의 1번지’로 만든다는 게 해남군의 목표다.
이해석·황선윤·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