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오넬 리치·시나 이스턴 앨범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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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연륜있는 슈퍼 스타들이 속속 새 앨범을 내면서 팝계에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블루스와 기타의 신(神) 에릭 클랩턴이 3년 만에 낸 새 솔로 앨범 '렙타일' 과 로드 스튜어트의 새 앨범 '휴먼' 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1980년대 정상의 팝 스타로 군림했던 라이오넬 리치와 시나 이스턴도 오랜만에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또 디스코와 발라드의 제왕 비지스도 전세계 팬들의 기대 속에 곧 새 앨범을 내놓는다고 하니 올 봄 팝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복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오넬 리치는 또 한번의 전성시대를 꿈꾸고 있는 것일까. 새 솔로 앨범 제목을 '르네상스' 로 정했다.

80년대 팝 스타들이 낯선 신세대 음악팬들의 경우 리치의 이름과 얼굴을 잘 모른다 하더라도 그의 노래들을 들으면 대부분 '아, 그 노래!' 라고 말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이애나 로스와 함께 부른, 브룩 쉴즈 주연의 청춘 영화 '엔드리스 러브' 의 동명 주제곡, 냉전 시대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비행기 불시착으로 다시 옛 소련 땅에 내린 무용수의 탈출기를 그린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주연의 무용 영화 '백야' 의 주제곡 '세이 유 세이 미' 그밖에 '헬로' '스리 타임스 어 레이디' 등은 한국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85년 아프리카 기아 난민을 돕기 위해 미국의 정상급 팝스타 수십명이 함께 부른 자선 노래 '위 아 더 월드' 의 작곡자이기도 한 리치는 이후에도 마이클 잭슨 자선 공연, 파바로티와 그의 친구들의 자선공연에 함께 서는 등 세계를 돌며 공연을 계속해 왔다.

비음이 약간 섞인 감미로운 목소리가 여전히 매력적인 리치는 새 앨범에서 경쾌한 비트와 부드러운 멜로디가 특색인 최근 유로팝의 조류를 적극 수용했다.

첫 곡 '에인절' 은 전형적인 유로팝이다. 퍼쿠션 연주가 흥겨운 '신데렐라' 는 리치의 부드러우면서도 힘있는 가창력이 돋보이는 노래다.

"요즘 젊은이들이 즐기는 랩과 하드록에는 좀처럼 적응할 수 없다" 고 푸념하는 팝 팬들에게 특히 반가운 앨범이 될 듯하다.

'모닝 트레인' '모던 걸' , 영화 007시리즈 '포 유어 아이즈 온리' 의 동명 주제곡, 컨트리 스타 케니 로저스와 함께 부른 '위브 갓 투나잇' 등으로 사랑받았던 영국 출신의 여성 가수 시나 이스턴의 새 앨범 '파블로우스' 는 전형적인 디스코 리듬을 담았다.

첫 싱글은 여성 트리오 '스리 디그리스' 의 78년 히트곡 '기빙 업 기빙 인' 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신나는 디스코 리듬이 흥겹다.

디스코의 여왕으로 불리는 도나 서머의 82년 히트곡 '러브 이스 인 컨트롤' 은 원곡에 가깝게 리메이크했다.

시나 이스턴의 새 앨범은 디스코 리듬에 익숙한 30대 이상에게는 친근하게, 디스코가 생소한 20대 이하에게는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갈 듯하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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