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 승적박탈 스님들 대사면 최종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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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조계종 중앙종회가 20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번에는 대사면이 이뤄질 것인가'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사면이란 1994년 종단분규 이후 승적을 박탈당한 스님 30명 내외에 대한 사면이다. 몇차례 분규를 겪어오면서 여러 사람이 징계를 받았지만 대부분 이미 사면복권됐는데, 승적박탈의 경우는 종헌(宗憲)상 사면이 불가능해 지금까지 종단화합의 걸림돌이 돼왔다.

승적박탈은 불교계의 극형으로 '멸빈' 이라고 하는데, 조계종의 헌법인 종헌에서 사면을 하지 못하게 못박아 놓았다. 따라서 이들을 구제하자면 종헌을 고쳐야 하고, 종헌을 고칠 수 있는 권한은 종회에 있다.

이번 종회가 주목되는 것은 총무원장 정대 스님이 "이번 종회에서 사면문제를 매듭짓겠다" 는 의지를 여러차례 보여왔기 때문이다. 총무원장은 종단의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공약했고, 실제로 99년 말 취임 이후 종헌개정안을 종회에 제출했다.

총무원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대사면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멸빈자들이 포함된 정화개혁회의측이 연초 현 총무원장 체제를 부정하는 재판에서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회의원들 사이에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면은 아직 시기상조" 라는 판단이 적지않다.

한편 사면을 촉구해온 '승려사면복권 운동본부' (공동대표 진관)는 13일 중진 스님 1천여명이 서명한 '사면촉구성명' 을 발표, "종단발전과 화합을 위해 대승적 견지에서 대사면이 단행되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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