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중권·이인제·한화갑 3각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14일 민주당.자민련의 합당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며 정계개편론에 불을 지폈다. 민주당에서 자민련으로 이적했던 송석찬(宋錫贊)의원이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에게 합당 건의문을 올린 지 하루 만이다.

李위원이 '합당론' 을 치고 나온 데 대해 "차기 주자군인 김중권(金重權)대표.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과의 치열한 삼각경쟁 속에서 '승부수' 를 던진 것 아니냐" 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김중권 대표는 '취임 넉달 만에 지지도 3배 폭등' 이라는 주간 시사저널의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金대통령은 당 총재 자격으로 17일 청와대에서 3개월 만의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다.

◇ 왜 '합당론' 꺼냈나〓李위원은 광주 기자간담회에서 비전과 철학, 정책과 노선을 기준으로 한 2개 정당으로의 정계 재편을 촉구하며 송석찬 의원의 2여 합당론을 긍정 평가했다.

그래서 金대통령에 대한 宋의원의 합당 건의가 李위원과의 '사전교감' 아래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4.13 총선때 李위원의 지원을 받았던 宋의원은 "합당 건의 전 李위원과 논의했느냐" 는 물음에 "그건 말해줄 수 없다" 고 말했었다.

李위원은 지난해 총선 전부터 2여 합당을 희망해왔다. 한 측근은 "합당을 하게 되면 李위원이 金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 양측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차기 후보가 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그는 "합당주장은 DJP 공조복원과 여권의 이회창(李會昌) 압박구도 속에서 축소된 李위원의 입지를 확대해주는 방안" 이라고 말했다.

李위원과 가까운 다른 의원도 "합당은 李위원과 JP의 갈등을 해소하고 자연스레 여당 내 충청권 주자 위치를 승계하게 해주는 길" 이라고 기대했다.

◇ 이인제 27.2% 대 김중권 17.9%〓金대표와 이인제.한화갑 최고위원간의 신경전도 치열해졌다.

金대표는 14일 당 외곽조직인 '새시대새정치 청년연합회(聯靑)' 간부들과 만찬을 했다. 모임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연청 설립자)의원이 참석했다. 당내에선 "신주류인 金대표의 구주류 공략이 본격화했다" 고 설명했다.

韓위원은 당초 2월 중 개인연구소 재개 모임을 가지려 했으나 "내가 시작하면 과열경쟁이 불붙는다" 는 韓위원의 판단에 따라 뒤로 미뤄졌다. 대신 물밑으로 지지기반을 확대 중이다.

시사저널은 차기 대권후보 지지도 조사결과 李위원(27.2%)에 이어 金대표가 17.9%로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한화갑 위원은 13.4%로 3위에 머물렀다. 金대표는 대표 취임 전 5위(6.5%)였으나 4개월 만에 12.4%포인트나 도약했다.

◇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서 교통정리 되나〓金대통령이 최고위원들을 청와대로 부른 표면적 이유는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조치 추진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당 관계자는 그러나 "영남후보론.합당론 등으로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차기주자들의 때이른 경쟁에 경고성 언급이 있을 것" 이라며 "여권 정국운영의 고비가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