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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풍경] 연인과 함께 먹는 퓨전 요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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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집 밖에서 즐기는 한끼 식사.허물없이 지내는 직장동료나 친구와 함께 하는 식사라면 적당히 때울 수 있다.

그러나 애인이나 아내와 특별한 외식을 할 경우엔 작은 고민으로 와닿는다.식사 자체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도 분위기를 띄울 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아서다.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극동방송국 방향으로 가다간 만나는 '도모(DOMO)'. 맛과 더불어 분위기를 따지는 젊은이들에게 무난한 곳이다.

블랙 앤드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실내 인테리어와 원목으로 포인트를 준 식탁, 여기에 잔잔한 음악이 가미된다.분위기에 동화돼 목소리가 차분하게 가라앉고 식사하는 모습도 괜한 멋을 부리게 한다.

메뉴는 생선회 ·초밥 등 일식을 바탕으로 한 퓨전 요리.수십가지 일품요리가 있지만 이 집의 음식 맛을 골고루 보려면 점심코스요리(1만6천원)가 적당하다. 저녁코스요리(1만9천원)보다 내용면에서 다소 떨어지지만 값을 따지면 훨씬 매력적이다.

전채요리론 찐밤 ·호두 ·연근튀김에 특이한 두부가 나온다.눈으로 보기엔 거위간 요리로 착각하기 쉬운데 이곳에서 직접 만든 두부란다.

새우 ·표고버섯 ·은행 ·당근 ·계란 등이 들어있고 맛은 짭짤하고 달콤하다.뒤이어 오이피클 소스를 뿌린 야채샐러드를 곁들이면 뱃속에 '식사개시' 를 알리는 데 부족함이 없다.

다음은 생선회. 참치 ·연어 ·광어를 한 사람이 한두점씩 먹을 수 있도록 두툼하게 썰어낸다.고추냉이를 발라 간장에 찍으니 씹히는 맛이 넉넉하다.

생선회를 먹고 나면 홍합구이가 식탁에 오른다.다진 양파·피망·치즈를 올려 구웠다. 살구를 쪄서 말린 것이 함께 나오는 데 상큼하다. 아보카도와 맛살로 만든 캘리포니아롤과 김초밥이 등장한 뒤 튀김 옷을 얇게 입힌 오징어 튀김으로 이어진다.

다음은 이 코스의 메인요리인 알밥. 뜨거운 뚝배기 안에 밥을 넣고 오이 ·단무지 절인 것을 양념해서 다진 것과 날치알 ·파 ·깨 ·김가루 등을 얹었다.

뚝배기 안에서 밥알이 바작바작 타는 소리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날치알은 밥술을 재촉한다. 과일과 아이스크림(커피)으로 마무리하면 들어온 지 대략 1시간 30분이 흐른다.

일품요리 중 느타리버섯을 쇠고기로 말아 구운 쇠고기 버섯말이구이(1만7천원)는 와인 한잔과 곁들이면 좋을 만한 메뉴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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