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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환의 마켓뷰] 곡물·에너지주에 장기 투자해 볼 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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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올 들어 전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았다. 중국의 긴축정책, 남유럽의 재정 위기, 미국의 상업부동산 문제, 출구전략 등 글로벌 악재가 잇따라 불거졌던 탓이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일부에선 경기가 다시 추락하는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악재에 무작정 흔들리기보다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춘절 직전에 지급준비율 인상을 발표했다. 신규대출 억제와 부동산 규제로 시작된 중국의 긴축정책의 강화로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동성 공급 확대로 자산시장에 거품이 일어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수 부양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긴축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긴축은 악재로 보기보다 경기의 회복 과정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남유럽 국가들의 위기는 유럽연합(EU)의 재정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전 세계가 긴장했고, 지금도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유럽의 신용위기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탓에 국가의 재정적자가 늘어나며 일어난 현상이다. 특히 그리스의 국채 상환 일정이 3~5월에 집중되어 있어 앞으로도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독일·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주요 채권국들이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일시에 재정적자를 해소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그리스의 경기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단초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유럽발 신용 위기는 중·단기적인 시장의 조정 요인일 뿐 글로벌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바꿀 만한 재료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출구전략에 대한 시장의 걱정도 마찬가지다. 출구전략이 시행된다는 것은 곧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돼 그 뒷받침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각국에서 쏟아낸 부양책으로 세계 경기는 회복세를 보였다. 부양책의 일차 효과가 마무리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산물로 자산 거품과 자원 배분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시장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물론 출구전략의 시행으로 당장 유동성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경기를 정상적인 회복으로 이끄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시장 상황은 투자라는 배에 올라 탈 또 다른 기회를 주고 있다. 최근 가격 조정은 원자재와 주요 신흥시장, 특히 국내 주식의 투자 매력을 높였다. 곡물이나 에너지 개발 관련 주식 등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코스피 지수 1500~1550 지지선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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