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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떨어진다" 우세 속 "우량주 살 기회" 의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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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이달 초 880을 넘었던 종합주가지수가 단숨에 800선으로 되밀렸다.

25일 종합지수는 20.03포인트(2.4%) 급락한 808.14로 마감했다. 지수를 880대까지 밀어올렸던 수급장세론은 쑥 들어가고, 국제 고유가와 수도 이전의 무산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의 확대 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주가 하락이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외국인은 일찌감치 감을 잡았는지 지난 8일 이후 연속 12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1조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지수 800선의 방어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가 너무 오르면서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 10월 초까지 단기 급등한 데 따른 조정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며 "수도 이전이 무효화되면서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도 이전 무산이 기업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800포인트 전후에서 하락을 멈추고 연말까지 800~9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한 뒤 내년 이후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본격적인 하락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진단도 있었다.

교보증권 임송학 리서치센터장은 "기술적으로 820선이 무너지면서 베어마켓 랠리(대세 하락장에서의 반짝 상승)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 미국 대선이 끝나면 내년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터져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들이 계속 주식을 파는 것은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일부 세력이 국제 원자재 등으로 투자 대상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임 센터장은 "해외 경기가 나쁜 만큼 연말부터 수출이 둔화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중 700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증권 이철순 투자전략팀장도 "전 세계적으로 고유가에 따른 경기 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내년 3분기께나 경기 저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4분기에는 주식 비중을 줄이되 750선 이하에서는 분할 매수를 권했다.

하지만 주가가 더 떨어지면 길게 보고 우량주를 사들일 기회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대환 삼성역 지점장은 "전통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지수 800 아래서 주식을 사서 묻어두면 결국 수익을 냈다"며 "적립식펀드 등에 가입해 주식을 사 모으기에 부담이 없는 가격대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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