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펀드 백화점'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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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투신 상품을 온라인에서 비교해 살 수 있는 온라인 백화점이 생겼다.

온라인 펀드 백화점은 아직 초기 단계이나 저렴한 수수료와 매매의 편리성 등을 장점으로 투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트레이드증권(http://www.etrade.co.kr)은 지난 2일부터 투자신탁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빛.하나.한미.조흥은행에서 E트레이드증권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은 증권사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삼성.LG.제일.신한.템플턴투신운용의 주식형과 채권형.혼합형 펀드 아홉가지를 선택해 매입할 수 있다.

기존 투신사와 증권사들이 자사 웹사이트에 금융 상품을 소개하던 것과는 달리 상품을 검색하고 매매 기준가나 펀드 포트폴리오 등 각종 펀드정보와 계좌정보를 조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수.환매까지 온라인에서 가능하다.

이 회사는 환매 기간(3개월~1년) 이상 보유한 고객에게는 수수료의 30%를 고객 계좌로 돌려주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주식형 펀드(판매수수료 2.0%)에 1억원을 1년간 예치할 경우 펀드의 수익과는 별도로 60만원 정도를 돌려 받을 수 있다.

E트레이드증권은 앞으로 다양한 국내외 투신사 상품을 판매해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키움닷컴증권과 신한증권 등은 E트레이드증권의 온라인 수익증권 판매 실태를 살펴본 뒤 시행할 계획이다.

E트레이드증권 성병철 이사는 "사이버 펀드 백화점의 등장으로 고객들이 자신에게 맞는 수익증권을 값싸게 살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온라인 펀드 판매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4백21개사가 5천2백개의 펀드를 팔고 있고, 일본은 46개사가 3백77개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은행들이 직접 펀드 판매에 참여하고 있어 온라인 펀드 판매 여건이 아직 미흡한 상황. 따라서 활성화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키움닷컴증권 윤수영 이사는 "올 하반기께 온라인 펀드 판매에 진출할 예정이나 문제점이 많다" 면서 "빈번한 주식 매매와 달리 수익증권 매매는 1년에 한두 차례가 고작이어서 회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지 않을 수 있고 보수적인 수익증권 가입자들이 온라인에 긍정적일지는 미지수" 라고 말했다.

은행에서 수익증권 매매 계좌를 개설할 때 증권사가 수수료를 줘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온라인 매매의 장점인 거래비용 절감 효과가 상쇄되기 때문이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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