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창 발표 10세 강슬기양 각종 대회 휩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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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소산 저문 비에 황성이 적막하고/낙화암에 잠든 궁아원혼 짝을 지어 전조사를 꿈꾸느냐. ' 시조 소리가 물 흐르듯 늘어지다가 뚝 떨어지고 또 이어 흐르면 대금이 따라 흥을 돋우고 장구가 장단을 맞춰 나간다.

26일 오후 충남 홍성군 홍성읍 홍주문화회관 강당에서 10세 초등학생의 시조 20수 완창(完唱)발표회가 열렸다.

시조창 입문 4년째인 강슬기(홍남초 3년.사진)양이 2시간 40분에 걸쳐 시조 20수를 거뜬히 불렀다. 어른도 도전해 본 적이 없었던 일.

내포제 7수.향제 13수를 옷 갈아입는 시간 5분여를 빼고 쉼없이 불러냈다. 7백여 청중들이 무릎 박자를 치며 슬기양의 소리에 흠뻑 빠져 들었다.

6세때 시조창를 시작한 姜양은 태어나면서 울음소리가 유달리 커 어머니는 민요나 창을 시켜보려고 집 가까이 있는 국악학원에 그녀를 보냈다.

그런 姜양의 재주는 홍주국악예술학원 박석순(53)원장의 눈에 쏙 들어왔다. 한문이 섞여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시조 내용을 금세 외울 뿐만 아니라 시조 장단도 쉽게 따라 했다.

1년만에 전국시조대회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그후 각종 대회 초등부에서 1등을 휩쓸었다. 지난해에는 전국의 7개 시조경창대회에 참가, 3개의 최고상을 탔다.

"시조창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 어려운 줄 모르겠어요. 나도 모르게 소리가 쭉 뻗어 나갈때 정말 시원해요. "

姜양은 앞으로 朴원장의 정경태(86.시조 가사무형문화재)옹으로부터 사사를 받으며 시조 명창의 꿈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홍성〓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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