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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공부의 신’ 따라해 보실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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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혁 기자

드라마 ‘공신’ 자문강사들이 말하는 영역별 공부법

언어영역
지문을 이성친구의 말이라고 생각하라

극 중 ‘국어의 달인’ 이은유(임지은 분) 교사는 “문제의 해답은 지문 속 필자의 태도에 있다”며 “직접 필자가 돼 지문을 유추해보고 문제도 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실제로 학원가에서 ‘언어영역 1타’로 꼽히는 김동욱 강사가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드라마 속 언어영역 학습법을 직접 자문한 김 강사는 “처음엔 시간을 무시하고 지문을 최대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정독하라”고 충고했다.

이은유 교사의 ‘지문 한 번 읽고 문제 풀면 1등급, 두 번 읽으면 2등급, 세 번 읽으면 3등급’이라는 대사도 김 강사가 평소 즐겨 쓰는 표현이다. 지문을 한 번 만에 완벽하게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야 결국 시간도 아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지문을 “이성친구가 바로 앞에서 하는 이야기처럼 집중해서” 읽으라고 말한다.

“지난해 한 학생이 이 방식대로 연습하다 6월 모의고사에서 50문제 중 35문제밖에 못 풀었어요. 그래도 꾸준히 믿고 공부했죠. 결국 그 학생은 수능 언어영역에서 만점을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시간에 얽매여 문제 풀이에만 집중하면 절대로 한계를 넘을 수 없어요.”

외국어영역
빈칸 채우기 답은 지문 안에서 찾아라

외국어영역 이명학 강사도 지문을 빠르게 훑어 읽는 습관을 경계했다. “문장을 끊어서 정확하게 해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이 강사는 극 중 앤써니 양(이병준 분) 교사의 핵심 문장 100선을 직접 만들었다. 그는 “특히 해외 거주 경험 등으로 평소 영어를 아주 잘하는 학생 중에 시험만 보면 오답을 정답이라고 우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며 “출제자가 원하는 정확한 답을 찾으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정확한 해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수능에서 1등급 변별력 문제라 일컬어지는 빈칸 채우기 문제를 예로 들었다. “보통 제시문을 하나씩 대입하며 부드러운 문장을 고르면 십중팔구 틀리게 됩니다.” 모든 답은 다른 표현으로 지문 안에 들어있다는 설명이다. 이 강사는 “보기를 보지 않고 답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제 풀이 시간의 안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1문제씩 시간을 배정해 풀지 말고 10문제나 15문제 단위로 구간별 시간을 정해 문제를 풀라는 것이다. 어휘에 대해서는 왕도가 없다는 충고도 이어졌다. “쓸데없는 문제 풀이 테크닉을 익힐 시간에 단어장을 만들어 어휘를 외우는 게 더 좋습니다.”

수리영역
기출 문제집으로 해법과 다른 풀이 연습하라

극중 ‘수학의 신’ 차기봉(변희봉 분) 교사가 강조하는 ‘스포츠론’에 대해선 가벼운 반박도 있었다. 모든 문제에 반사적으로 공식이 튀어나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단순히 공식을 대입해 풀 수 있는 문제는 몇 개 없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수학 학습법을 직접 자문한 양승진 강사는 “단순히 개념을 외우려 하지 말고 내가 풀었던 방법을 그대로 활용하는 문제는 절대 출제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라”고 말했다. 같은 문제에 다른 풀이법을 고민하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 그는 집중적인 기출 문제 풀이를 권했다. “반드시 수능이나 평가원 모의고사 기출 문제집을 활용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존과 다른 풀이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극 중에서 개념 외우기를 구구단에 비유한 것도 양 강사의 아이디어다. “어떤 개념이든 구구단처럼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지 않으면 외우지 못한 것이라는 뜻이죠. 이 방식은 아예 기초가 잡혀 있지 않은 학생에게는 효과가 있어요. 하지만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에는 한계가 있죠.”

강사들은 드라마가 일본에서 발간된 책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그 공부법을 우리 현실에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입식 교육이나 무턱대고 암기를 강조하는 학습 방식으로는 사고력 측정으로 진화하고 있는 현재의 수능시험에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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