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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게임 다음엔 공상과학 영화처럼 가상현실 즐기는 시대 올 것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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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세계 게임업계에서 ‘천재 프로그래머’로 꼽히는 미국 에픽게임스의 팀 스위니(40·사진) 최고경영자(CEO). 1993년 미 메릴랜드대 재학 시절 에픽게임스를 창업한 그는 게임 개발의 바이블로 통하는 기술인 ‘언리얼 엔진’을 개발했다. 국내 엔씨소프트의 인기 대작 게임인 ‘리니지2’가 이 엔진을 사용했다. 현재는 ‘언리얼 엔진4’를 개발 중이다. 최근 국내 게임 관련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스위니를 만났다.

-엔진과 게임 중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나.

“게임은 한 해 경영 실적의 성패를 좌우한다. ‘언리얼 토너먼트’나 ‘기어스 오브 워’와 같은 인기 시리즈 게임이 나오면 매출이 확 올라간다. 반면 엔진은 꾸준한 매출을 낸다. 회사를 지탱하는 초석이다. 둘 다 중요하다.”

-에픽게임스에서 한국 사업 비중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지난해 4월 법인 등록을 한 한국지사는 세계 최초의 해외 자회사다. 무료 엔진 개발 버전인 ‘언리얼 개발 킷(UDK)’ 다운로드 숫자만 봐도 서울이 4500개 도시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시장은 중요하다.”

-3차원(3D) 기술이 게임에 미칠 영향은.

“3D 영상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는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디지털 콘텐트다. 하지만 3D기술을 적용한 게임이 일반인에게 보편화될 때까지는 10여 년은 걸리지 않을까. 3D 다음으론 요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게임 작동기계를 뇌에 꽂아 가상현실을 즐기는 시대가 될 것이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진다.

“‘언리얼 엔진3’으로 아이폰 3GS에서 대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 기기가 PC보다 작동성이나 생동감이 떨어지지만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는 게임 하나가 개발되면 어느 한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PC나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한 버전으로 나올 것이다.”

-모바일 게임 개발자에 대한 지원 계획은.

“개발자가 UDK 다운로드를 통해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하면 엔진 사용도 공짜다. 또 유료로 게임을 제공하면 에픽게임스와 이익을 나눈다. 모바일 게임 분야도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정책은 없지만 이런 두 가지 방식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언리얼 엔진이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는데.

“미국에서는 군사용 시뮬레이터나 건축·인테리어 사무소의 3차원 설계 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된다.”

-경영 철학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천천히 성장하자’다. 회사를 설립한 지 18년 됐지만 국제적 명성에 비해서는 본사 직원이 100명 정도로 크지 않다. 엔진이나 게임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개발한다. 언리얼 엔진 3도 향후 5년 이상 업데이트 작업이 계속 진행될 것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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