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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과장 예보 … 일본 기상청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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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결과적으로 쓰나미 예측이 과했다. 국민생활에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일본 기상청의 세키다 야스오(關田康雄) 지진·쓰나미 감시과장이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칠레 지진에 따른 쓰나미의 위력을 과대평가한 것에 대한 사죄의 자리였다. 그는 “판단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쓰나미가 (예측보다) 작았다. 정확도가 떨어졌음을 인정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기상청은 당초 칠레 지진을 규모 8.6으로 분석해 쓰나미를 최고 1m 정도로 예측했으나 미국 지질연구소가 지진 규모를 8.8이라고 밝혀 쓰나미 예측치를 최고 3m로 높였다는 것이다. 1960년 5월 칠레 발디비아 지방에서 강진이 일어났을 때 예보보다 높은 4m 높이의 쓰나미가 일본 열도를 덮쳐 14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픈 기억도 ‘오버 예보’에 한몫했다.

경보·주의보가 너무 길어진 것도 문제였다. “1∼3m짜리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며 지난달 27일 오전 9시에 내려진 쓰나미 대경보와 주의보는 28일 오전 10시15분에야 해제됐다. 일본 동북지역인 아오모리(靑森)·이와테(岩手)·미야기(宮城) 등 지자체를 중심으로 25만 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태평양 연안 지역을 통과하는 철도 운행은 물론 도로 통행도 모두 금지됐고, NHK 등 방송들도 하루 종일 쓰나미 중계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일본 열도에 도달한 쓰나미 규모는 10㎝에서 최고 1.2m 정도에 그쳤다. 인명 피해는커녕 재산 피해도 미미했다.

자연 기상청을 향한 일본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진 발생 후 쓰나미가 도착하기까지 충분한 분석 시간이 있었는데도 예보가 크게 빗나갔다는 점도 비난을 부채질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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