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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수출 2000억불 시대] 게임·나노기술 등이 차세대 수출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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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앞으로는 무엇을 수출해 먹고살아야 하나." 정부는 물론 수출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경영 환경이 바뀌고, 기술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10년 후는 물론이고 1~2년 뒤 어떤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잘 팔릴지 예측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와 주요 그룹들은 일단 기존의 주력 수출상품들을 고급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주력 상품을 발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정보기술(IT).자동차.조선 등 현재의 주력 상품들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문화콘텐트(CT).환경기술(ET) 등에서 신성장 상품을 찾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IT.BT 등 신성장 산업 중에서도 현재 주력 상품과 연관성이 높은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재윤 수석연구원은 "우리 경제 구조가 대량생산 체제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며 "신성장 산업 중에서도 대량생산 체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기술과 제품을 중점적으로 개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나노기술이다. 나노기술이란 원자나 분자 단위의 극미세 물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새로운 성질과 기능을 가진 물질이나 장치를 만드는 것으로,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에서 처음으로 60나노 회로선폭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기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도 지금처럼 기술 위주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디자인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2위의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레인콤이 혁신적인 디자인 덕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게 한 예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승록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일본이 독식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도 차세대 주력 수출상품으로 꼽을 수 있다"며 "한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데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가가치가 높으면서 국가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애니메이션.게임 등 문화 콘텐트 산업도 유망 분야로 꼽힌다.

무역협회 산하 무역연구소 조유진 연구원은 "동남아와 중국.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 덕분에 국내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졌다"며 "이를 계기로 문화 콘텐트 산업을 주력 수출산업화하는 방안을 집중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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