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 수입금지때 영국 소가공 식품 들여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금지됐던 영국·북아일랜드산(産)소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이 국내에 들어와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996년 4월 이들 국가 쇠고기 가공식품에 대해 내린 수입금지 조치도 99년 6월(북아일랜드산)과 8월(영국산)에 슬그머니 해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영국산 소와 쇠고기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의 수입을 금지한 기간(96년 4월∼99년 8월)에 수입된 영국산 소 가공식품은 모두 6만5천7백18t(13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에는 광우병 관련 물질로 분류되는 식용 뼛가루 5t(영양 보충용·97년 6월 수입),수프 10㎏(97년 수입),감마리놀렌산 가공식품(건강보조식품·2건·97년 수입)6백73㎏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제품은 현재 관련 문서 폐기·해당 업체 폐업 등으로 수입 경위나 유통 과정이 불분명하다.

식의약청 관계자는 “수입 서류가 남아 있는 96∼99년 영국산 당류 가공품(제빵·제과 원료,젤라틴 함유)등은 영국산 원료가 아니라 영국이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원료로 만든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수입금지 조치 해제=식의약청은 99년 8월 영국산 소·쇠고기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유럽연합(EU)집행위가 육골분 사료 사용을 금지한 이후 출생한 소의 원료를 사용했다는 영국 정부의 증명서를 첨부하면 수입을 허용키로 했다’는 주벨기에 대사관의 공문만 보고 보름 만에 이 조건으로 수입금지를 푼 것이다.

식의약청은 그러나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조치 이후 영국산 소·쇠고기를 원료로 한 식품 첨가물 75㎏과 당류 가공품 49t이 추가로 들어왔다.

그러나 미국·일본은 물론 EU 국가인 프랑스도 아직 영국산 소 가공식품의 수입금지를 풀지 않고 있다.프랑스는 영국산 쇠고기와 그 가공식품이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까지 제시하며 수입을 막았다.독일도 지난해 3월에야 의회 찬반 표결까지 거친 뒤 수입금지를 풀었다.

한편 96년부터 올 1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광우병 관련 유럽산 소·쇠고기 가공식품은 모두 3천8백78t(4백4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