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채권형 펀드,뭐가 좋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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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금리가 너무 낮아 은행에 넣어 두기는 싫고 주식투자를 하자니 부담스럽고…. '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시중 자금이 채권형 펀드로 몰리고 있다. 1999년 8월 대우사태 이후 외면받았던 채권형 펀드가 인기를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12일까지 채권형 펀드에 순유입한 자금은 3조2천억원 규모. 이 중 2월 들어 순유입한 자금이 2조4천억원으로 자금 유입에 가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채권형 펀드가 인기를 되찾은 것은 무엇보다 다른 금융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현재 회사채 펀드에 가입할 경우 기대 수익률은 9%선으로 은행 정기예금금리(6.0%선)보다 3.0%포인트나 높다.

하지만 채권형 펀드는 어디까지나 실적배당 상품이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기대 이하의 수익, 심지어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현재 채권형 펀드는 채권시세(금리)에 따라 철저히 시가로 평가해 그 금액만큼만 돌려준다.

때문에 채권형 펀드에 투자할 때도 펀드의 특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 펀드의 종류〓먼저 투자기간에 따라 단기와 장기로 나뉜다. 단기 펀드는 운용기간이 3개월 이내로 수익률이 다소 떨어지는 대신 자금회수가 빠르다.

3개월 이상의 장기 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신 오래 맡겨야 한다.

어떤 채권을 펀드에 넣느냐에 따라 국고채형과 회사채형 펀드로도 나뉜다.

국고채형 펀드는 편입된 채권이 부도날 위험이 없어 안전한 대신 수익률이 다소 떨어진다.

현재 국고채형 펀드의 기대 수익률은 연 7%선으로, 회사채 펀드(9%)보다 낮다. 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비우량 채권을 편입시킨 회사채 펀드가 유리하다.

최근 투신사들은 투자적격 중 최하위인 BBB급 회사채를 일부 편입시킨 회사채펀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BBB급 편입 비율을 따져보고 투자대상 펀드를 고르는 게 좋다.

◇ 주식투자 가미한 혼합형도〓주식 투자는 위험이 우려되고 채권형 펀드는 수익률에 불만이라면 혼합형 펀드도 고려해 볼 만하다.

대표적인 상품은 하이일드.후순위채(CBO)펀드가 있다. 두 상품은 이자소득세 절반 면제와 공모주 청약 혜택이 있다.

이들 펀드는 BB 등급 이하 투기등급 채권에 50% 이상 투자하게 돼 있어 투자위험이 있으나 최근 회사채 신속 인수제 등으로 부도 위험이 줄어들며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 초단기 자금 운용은 MMF로〓MMF는 채권형 펀드는 아니지만 유사한 형태의 단기 펀드로 하루만 맡겨도 연 5~6%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대부분 장부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확정금리 상품에 가깝다. MMF는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올들어 무려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대한투신운용 박호열 운용역은 "안정성과 수익률 등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으므로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정재홍.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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