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고교 원거리 배정 통학난 '학생 맞바꾸기' 권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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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방의 고교평준화 대도시들이 지역확대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일학군제를 유지해 학군배정에 불만이 많다는 지적(본지 2월 7일자 25면)이 거센 가운데 울산시 교육위원회가 불만있는 학생들의 배정학교를 맞교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지난해부터 고교평준화제도를 도입한 울산시 교육위원회는 7일 "교육청이 올해 전체 9천7백32명에게 고교를 배정했으나 통학거리가 12㎞가 넘는 학생이 2백80여명, 18㎞가 넘는 학생이 19명이나 된다" 며 "교육청은 원거리 통학 학생들이 가까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1대1로 맞바꿔야 한다" 고 밝혔다.

교육위는 이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9일 정식으로 채택할 예정이'어서 올해 고교 배정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표면화할 전망이'다.

현행 배정대로라면 통학거리가 버스로 두시간 이상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교육위 권고안은 ▶통학거리가 18㎞ 이상이거나 ▶시내버스를 2회 이상 갈아타야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학교 신청을 받은 후 교육청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학교를 맞바꾸도록 하는 것이다.

교육위가 울산 웅촌중학교를 표본 조사한 결과 고교진학생 37명 중 19명이 통학거리 15~18㎞ 이상인 학교에 배정돼 버스를 두번 이상 갈아타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위 오흥일(吳興一.46)위원은 "시교육청이 지역사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고교배정 방식을 정해 이같은 문제가 생겼다" 고 지적했다.

吳위원은 "중구지역에서 남구 성광여고에 배정된 학생들과 울주군 웅촌.범서지역에서 중구 학성여고에 배정된 학생들 중 맞바꿀 희망자가 있을 것" 이라고 예상했다.

중구에선 성광여고를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이 불편하고 웅촌.범서지역 학생들은 공업탑 로터리에서 버스를 갈아타지 않고 성광여고에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먼 거리 학생들의 맞교환은 평준화 배정에 혼란을 줄 것으로 예상돼 올해는 시행하기 어려울 것" 이라고 밝혔다.

올해 추첨배정이 끝난 상황에서 일부 번복할 경우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할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올해 고교 배정 결과 장거리 통학자가 지난해의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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