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가더니 감기부터 사귀었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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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고 유치원,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아이를 둔 엄마는 분주해지는 시기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직장 때문에 혹은 아이 교육에 대한 욕심으로 단체생활을 일찍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는 걱정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터. 특히 새로운 환경을 접하며 정신적,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면역력이 약해져 감기로 대표되는 전염성 질환에 시달리는 일이 잦아진다. 아이의 성공적인 단체생활을 위한 엄마의 올바른 감기 대처법을 알아보자.

단체생활 하는 아이, 더 자주 더 길게 감기 앓아
함소아한의원에서는 감기, 비염 등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아이 중 단체생활을 하지 않는 아이 657명과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 4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가 하지 않는 아이에 비해 감기를 더 자주, 더 길게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는 33%, 하지 않는 아이는 18.8%가 한 달에 한번 이상 감기에 걸린다고 응답했으며,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 69.1%가 감기를 일주일 이상 앓는 다고 대답했다. 또한 30개월 미만에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경우, 30개월 이후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경우에 비해 감기지속기간이 일주일 이상 길어질 위험이 2.4배 높았다. 이는 면역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단체생활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임이 확인됐다.

잦은 감기에 시달리는 단체생활증후군 주의
단체생활을 하기 전에 아이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생활하기 때문에 외부의 나쁜 기운이나 세균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하지만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또래 아이들과 만나고 생활하면서 이전까지 자신이 쌓아온 면역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여러 세균을 만나게 된다.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낫지 않고 오래가면서 단체생활의 이점은 얻지 못하고 이러한 증상이 장기간 지속 될 경우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단체생활증후군’이라고 한다.

감기, 면역력 다져주는 고마운 손님
병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 나쁜 기운이 들어와도 거뜬히 이겨내는 것이다. 면역력을 키운다는 것은 병에 걸리지 않게 해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벼운 병치레를 반복하면서 몸이 외부의 나쁜 기운에 대항하는 힘을 키운다는 뜻이다. 이때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이용되는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감기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는 그 어떤 백신이나 약물로도 얻을 수 없는 면역력을 선물로 받게 된다.

감기엔 수분섭취와 휴식, 성급한 항생제 & 해열제 사용은 자제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을 잘 섭취하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것은 외부에서 들어온 나쁜 균에 맞서 싸우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를 증가시켜 더 유리한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임의로 해열제를 써서 열을 떨어뜨리면 아이 스스로 병을 이겨낼 기회를 빼앗는 것이므로 주의해야한다. 항생제 역시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을 죽이는 약으로 바이러스성 질환인 감기에 항생제를 쓰는 것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기에는 충분히 휴식하고 수분을 섭취할 수 있게 해주고 단체생활 전후로 호흡기 면역력과 체력을 길러주는데 신경을 써주자.

Tip. 감기 제대로 앓는 방법
- 39.5 이하의 열에 해열제 쓰지 말고 그 이상이면 병원에 데려갈 것
- 수분 섭취가 가장 중요. 물을 안 먹으면 꿀물이라도 타서 먹일 것
- 옷은 활동하기 편한 두께로 입히고 땀으로 젖은 옷은 즉시 갈아입힐 것
- 실내 습도는 50~60%를 유지할 것
- 따뜻한 물을 마실 때 김을 충분히 쐬게 할 것
- 코를 풀 때는 물 혹은 물티슈로 풀게 할 것
- 물은 정수기라도 끓여서 먹일 것
- 손발을 자주 씻고 카펫, 이불 세탁도 신경 쓸 것

■ 도움말 : 한의사 김정열(강남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조인스닷컴 이승철(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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