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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 막 올라…아시아 영화에 시선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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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베를린 영화제의 대상인 황금곰상은 올해 어느 지역으로 돌아갈까. 막강한 미국인가, 저력의 유럽인가, 아니면 다크호스인 아시아인가.

칸.베니스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의 하나로 꼽히는 베를린 영화제(51회)가 7일 개막해 18일까지 열린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해 한국영화의 최대 화제작이었던 '공동경비구역 JSA' (박찬욱 감독)가 총 24편이 경합하는 장편 경쟁부문에 합류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뚜껑을 열기 전이라 정확한 분석은 어렵지만 올해의 최대 관심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세계 영화계에서 새로운 파워로 부상한 아시아 영화쪽에 쏠려있다.

일단 출품작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장편 24편 가운데 다섯 편이 아시아권 작품이다.

지난해 할리우드 영화 여섯 편, 독일영화 세 편 등 구미쪽이 강세를 보인 반면 올해엔 아시아 영화의 성장이 눈에 뛴다.

우선 '…JSA' 의 결과가 기대된다.

남.북한이 대립하는 현실을 어깨에 힘을 주지 않고 설득력 있게 풀어낸 '…JSA' 가 한때 우리처럼 분담문제로 고민했던 독일 사회에서 얼마 만큼의 공감대를 끌어낼지 주목된다.

'…JSA' 를 제작한 명필름측은 지난해부터 영화에서 중립국 감독위원회 장군으로 출연했던 독일 배우 크리스토프 호프리히터를 내세워 홍보하는 등 사전 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이다

이밖에도 아시아에선 중국의 '베이징의 자전거' (왕 샤오슈아이 감독), 대만의 '아름다운 빈랑나무' (링 친센 감독), 일본의 '크루에' (고 리주 감독) '이누가미' (하라다 마사토 감독) 등이 장편 경쟁부문에 초대됐다.

미국에선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보다 소규모 독립제작사가 만든 작품들을 주로 출품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트래픽' , 스파이크 리 감독의 '뱀부즐드' ,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파인딩 포레스터' , 마이크 니컬스 감독의 '위트'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의 신작이 선보인다.

유럽영화의 목록도 쟁쟁하다.

지난해 국내에 개봉된 '로망스' 를 연출한 카트린 브레이야의 '나의 누이에게' 와 '걸 온 더 브리지' 로 유명한 파트리스 르콩트의 '펠렉스와 로라' , '여왕 마고' 를 감독한 파트리스 셰로의 '인티머시' 등이 소개된다.

영국 감독 라세 할스트롬의 '초컬릿' 과 이탈리아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말레나' 는 미국의 미라맥스사가 배급.제작을 맡는 등 영화자본의 탈(脫)국경화도 이번 영화제의 특징. 비경쟁 개막작으로 선정된 프랑스 감독 장 자크 아노의 '문 앞의 적' 도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 제작했다.

또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 과 임상수 감독의 '눈물' 이 각각 비경쟁 포럼.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한국영화의 선전이 주목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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