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살 뻗친 은행들] 유학생이 26만달러 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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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한빛 아메리카은행 리치필드 지점이 여성 한인유학생으로부터 28만6천달러(약 3억7천만원)를 사기당한 사건이 발생해 뉴저지주 버겐 카운티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는 부실.부정대출 사건을 제외하면 미국 내 한국계 은행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사기사건이다.

4일(현지시간) 현지 검찰은 뉴저지주 에지워터에 거주하는 유학생 정민경(29)씨가 최근 한빛 아메리카 리치필드지점에 캘리포니아주 웰스파고 은행이 발행한 것으로 돼 있는 위조수표 석장(28만6천달러)을 세차례에 걸쳐 입금하고 대신 한빛은행이 발행한 진짜 수표를 받아 도주했다고 밝혔다.

미 검찰은 한빛은행측의 신고 직후 정씨의 아파트를 급습해 정씨의 룸메이트 임모씨를 범행공모 등의 혐의로 체포했으나 정씨는 이미 달아난 뒤였다.

미 검찰은 정씨가 제시한 웰스파고은행 발행 수표가 전문가도 판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밀해 정씨가 전문위조단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9월 한빛은행에 계좌를 개설했으며 직업란에 학생으로 기재했다.

위조수표임이 밝혀지자 은행측은 즉각 수표의 행방을 추적해 뉴욕소재 리버티뱅크에 입금돼 있던 수표 6만1천달러를 회수하고 사법 당국에 정씨 소유의 대여금고에 있는 현금 8만달러의 압류를 신청했다.

한빛 아메리카은행 관계자는 "손실이 발생해도 보험사에서 메워주기 때문에 은행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 고 밝혔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미국에선 은행규정상 수표가 입금된 후 특별히 의심이 가지 않으면 다음날 현금을 지급토록 돼 있어 이에 관한 문제점을 현지 감독기관과 협의 중"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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