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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우즈, 슬럼프에 빠졌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타이거 우즈(25.미국)가 최소한 8승 이상을 거둘 것이다'.

연초 미국 NBC방송의 골프 인터넷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5%가 이렇게 전망했다. '5승에서 7승' 이라 답한 37%까지 합치면 7할 이상이 올해도 우즈의 독주를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공식 대회 가운데 네개가 끝난 현재로서는 그 예상이 어긋나고 있는 듯하다.

우즈는 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1997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시즌 초반 화려한 전적을 올렸다.

97년 개막전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데 이어 98년 같은 대회 공동 2위, 99년 두번째 대회인 피닉스오픈 단독 3위와 지난해 두번째 대회(메르세데스 챔피언십)와 세번째 대회(AT&T 프로암)를 거푸 우승했다.

올해는 3개 대회 출전에 공동 8위(메르세데스 챔피언십), 공동 5위(피닉스오픈), 공동 13위(AT&T 프로암)를 기록했다.

여느 프로라면 이 정도도 대단하다. 하지만 성적표의 주인공이 우즈라면 '실망' 에 가깝다.

97년 이후 지난해까지 초반 3개 대회에서 우즈가 3위 바깥으로 처진 것은 총 12개 대회 중 단 하나(97년 피닉스오픈 공동 18위)에 불과하다.

기록에서도 우즈는 예년과 대비된다. 지난해 드라이버샷 평균 2백69m로 PGA 2위를 자랑하던 압도적인 거리가 올해는 11m나 줄었다.

거리가 짧아졌으면 정확도가 향상돼야 할 터지만 티샷을 페어웨이에 적중시키는 드라이버샷 정확도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낮다. 평균 퍼팅 수나 평균 타수 역시 약간씩 처진다.

우즈는 올해 특히 2라운드 징크스를 보인다. 3개 대회 모두 2라운드에서 73타씩을 쳐 이를 줄이느라 대회 후반에 바빠졌다.

2오버파 73타의 부진으로 이전 6개월간 이어온 52라운드 무오버파 행진을 마감했던 지난달 30일 피닉스오픈 2라운드에서는 5m 안팎의 마무리 퍼팅이 모두 오른쪽으로 흐르는 그답지 못한 경기를 했다.

우즈가 고장났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시동이 늦은 것은 사실이다. 그의 이상 징후가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졌기 때문이란 소리도 있다.

NBC방송의 인터넷 조사는 연중 실시 중이다. '우즈가 4월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할 것인가' 에 대해 '아니다' 라는 대답은 현재 19%다. 한달 전까진 11%였다.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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