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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그린 에너지” 외치는 정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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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촌동 SK에너지 기술원에서 연구원들이 청정 석탄에너지 연구를 하고 있다. [SK에너지 제공]

“국내 최대 정유사라는 이름에 결코 만족하지 않겠다.”

2010년을 맞은 SK에너지 사람들의 각오다. 세계 경제 위기를 겪으며 무너진 선진국 기업들을 보면서 회사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 회사 구자영 사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는 원유 공급량의 60% 이상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는 등 에너지 위기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고 말한다. 구 사장이 “현재 5.7% 선인 에너지 자주 개발률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자원 확보에 대한 SK에너지의 의지는 28년 전인 1982년 시작됐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자원기획실을 만들고 석유개발 사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해다. 그는 “회사는 이익의 15% 이상을 매년 석유개발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1~2년에 성과가 나오는 일이 아닌 만큼 실패했다고 참여한 직원을 문책해선 안 된다”고 말하곤 했다.

이 같은 생각은 최태원 현 회장으로 이어졌다. SK에너지는 2004년 초 석유개발사업부를 해외자원 개발을 총괄하는 ‘리소스&인터내셔널(R&I)’ 부문으로 승격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올해 들어선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자원개발본부에 편입시켜 의사결정의 속도를 더 높였다.

SK에너지는 현재 16개국 33개 광구에서 자원개발을 하고 있다. 페루·브라질·베트남 등에서 우리나라가 8개월간 쓸 수 있는 5억20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한 상태다. 회사는 2015년까지 원유 확보량을 10억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우리나라 전체가 1년4개월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회사가 자원개발 외에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 ‘그린 에너지’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청정 석탄에너지, 이산화탄소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그린폴’이 중점 분야다. SK에너지는 지난해 10월 독일 다임러 그룹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다임러 그룹의 글로벌 하이브리드 센터가 추진하는 미쓰비시 후소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다. SK에너지가 세계 세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LiBS) 소재 제조기술을 높게 평가받았다. 청정 석탄에너지는 질 낮은 석탄을 석탄가스화 공정을 통해 합성가스로 바꾸고, 이를 이용해 합성섬유·합성천연가스·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국가 연구과제인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분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정부가 추진하는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에서 스마트 트랜스포트 분야의 주관사로 선정됐다. 스마트 트랜스포트는 전기차 운행과 중앙관제를 위한 전력망, 통신 시스템 구축 등이 중심이 되는 사업이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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