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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 안에서도 동영상 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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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하철 5호선으로 출퇴근하는 이영호(33.회사원.서울 성동구 중곡동)씨는 전동차안에서 옆사람의 신문을 슬금슬금 훔쳐보곤 한다. 전동차를 타고 있는 30여분 동안 마땅히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책을 들고 다녀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습관이 안돼 전동차 선반위에 다른 사람이 두고간 신문이 없나 살피기 일쑤다.

하지만 앞으로 李씨의 무료함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지하철 테마열차가 대폭 확대 운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동영상 모니터까지 전동차에 설치되는 등 테마의 영역도 넓어진다. 지하철이 단순한 교통수단에서 공연도 펼쳐지는 복합 다기능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 테마열차가 달린다=지난해 크리스마스때 인기를 모았던 산타열차에 이어 올해는 '봉축열차' 가 선보인다. 석가탄신일을 기념해 4~5월 두달간 5호선에서 운행한다.

전동차 천정에는 연등을 걸고 팔만대장경을 점자로 새긴 조형물을 설치한다. 또 이 기간동안 미아찾기 행사도 함께 열린다.

월드컵경기장역을 지나는 6호선에는 '월드컵 열차' 가 달린다. 전동차 바닥에 인조잔디가 깔려 승객들은 경기장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전동차 외벽에는 역대 월드컵의 명장면을 그려 넣는다.

7호선에는 '달리는 도시철도 문화예술관' 이 편수를 늘린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눈길을 끌었던 변기 모양의 의자처럼 신선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고 말했다. 테마열차는 지금까지 총 8백96회 운행해 약 1백만명이 이용했다.

◇ 정보철(情報鐵)로 거듭난다=축구 한일전이나 야구 한국시리즈를 보다가 급한 볼일이 생기더라도 경기 상황을 알고 싶어 애를 태우지 않아도 된다. 지하철 전동차와 역 승강장에서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5~8호선을 관리하는 도시철도공사는 이달 시장 조사를 거쳐 승강장 동영상 서비스는 3월, 전동차내 서비스는 7월까지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뉴스.증권 시황.각종 생활정보 등을 알 수 있다. 대신 지하철 수익 증대를 위해 정보 사이사이에 광고가 들어간다.

1~4호선을 운영하는 지하철공사도 전동차내 정보 서비스를 3호선에서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영상 시대에 걸맞는 지하철을 만들겠다" 고 말했다.

◇ 편의시설 늘어난다=휠체어가 드나들기 힘들었던 지하철 집표기의 통로 폭이 현재 55㎝에서 90㎝로 넓어진다. 시는 우선 6월말까지 6호선 합정역에 새 집표기를 설치하고 월드컵경기장역 등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출입할 때마다 역무원을 불러야 하는 불편도 사라진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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