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세뱃돈으로 불우이웃돕기 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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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설 연휴에 세뱃돈을 많이 받아 으스대는 아이들과 적게 받거나 아예 못받아 상처를 입는 아이들로 나뉘는 것이 언제부턴지 설 풍속처럼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과 강원도의 몇몇 공무원들이 나서서 세뱃돈과 관련한 새로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세뱃돈을 현금 1만원과 1만원짜리 '통상환증서' (일명 우체국 발행 소액환)로 주면서 소액환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실제 이 운동을 벌이는 사람이 준비한 소액환의 뒷면을 봤는데 'OO야. 세뱃돈 두장 중 현금은 요긴하게 쓰고 소액환은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설 끝난 뒤 불우이웃돕기 창구에 보내든가 뜻있게 쓰면 어떻겠니. 삼촌 △△'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결국 세뱃돈을 주는 이가 그 돈의 절반을 아이들과 함께 불우이웃돕기에 쓰는 셈이다.

춘천지검 임정혁 영월지청장은 최근 우체국에서 소액환을 지청 근무자들의 수만큼 발행한 뒤 직원들에게 나눠주었다.

서울 양천.서부경찰서의 몇몇 공무원과 은평구 주민들도 주변 사람들에게 이 운동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는 등 적극적이다.

이 운동이 일반화하면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아껴 쓰는 습관이 들게 하고, 남을 돕는 보람과 기쁨도 느끼게 하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체국의 수입증가로 국고를 늘리는 효과도 예상된다. 매우 바람직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홍정식.서울 은평구 신사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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