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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선정 '학사행정 우수대학'] 한동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변해야 산다.’

어느 분야 못지 않게 지방대학들도 공감하는 말이다. 수도권 대학들에 비해 졸업생 취업난과 신입생 모집난에 더욱 시달려온 터라 ‘변화 욕구’는 상대적으로 더 크다.

따라서 지방대학들은 인재를 키우고 학생들에게 보다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거의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교육부는 최근 교육과정 ·행정서비스 등을 기준으로 전국 1백81개 4년제 대학에 대한 조사를 벌여 최근 ‘학사행정 우수사례’55가지를 선정했다. 지방대학별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고민도 됐지만 이제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자신과 약속을 잘 지켜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저절로 정직한 사람을 만들어 주는 무감독 시험이 자랑스럽습니다.”

1995년 개교 이래 7년째 무감독 양심시험을 시행하는 포항 한동대 임채석(23 ·언론정보문화학부 4년)군의 말이다.

한동대가 시행하는 무감독 양심시험은 교실에서 지도교수의 관리감독 없이 학생들이 양심에 따라 치른다.교수가 양심시험에 대한 취지를 간략히 설명한 뒤 자리를 뜨면 시험이 시작된다.시험이 끝나면 대표학생이 시험지를 거둬 교수에게 제출한다.

무감독 시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리포트 등 각종 과제물을 베껴내서도 안된다.

이 제도는 김영길(金泳吉 ·61)총장이 정직한 학습풍토와 인성을 개발하기 위해 제안했다.

무감독 시험에 어리둥절해 하거나 부정행위를 하던 신입생도 있었지만 금세 수긍하고 양심에 따랐다.부정행위를 통해 얻는 학점보다 잃는 명예와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김태완(21 ·건설도시환경공학부)군은 “다른 대학에 없는 독특한 무감독 양심시험제도가 전통으로 자리잡으면서 학생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교수·학생 사이의 존중·신뢰가 쌓이면서 시행 초기 강의실 벽과 책상에 어지럽게 늘려있던 낙서가 사라졌다.

金총장은 “정직한 인재양성은 한동대가 추구하는 목표”라며 “이제 낙서 없는 깨끗한 책상과 벽은 한동대의 자랑이 됐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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