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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포그래픽] ‘하마스 암살’ 그날 무슨 일이 … 사건의 재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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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달 20일 오후 두바이의 고급호텔 ‘알부스탄 로타나’. 하루 전 이 호텔에 투숙했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고위간부 마흐무드 알마부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병사 2명을 살해해 20년 넘게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추적을 받아온 인물이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암살단이 그를 제거하는 데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작전을 끝낸 암살단은 위조 여권을 이용, 유럽 각지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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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로 찍힌 자는 지옥까지 가 제거”
암살 배후 모사드는 …

이스라엘 건국(1948년) 이듬해 창설된 모사드는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 체포와 이슬람 테러단체 ‘검은 9월단’ 가담자 암살 작전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60년 아르헨티나에 숨어 지내던 유대인 학살책임자 아이히만은 모사드에 체포돼 교수형을 당했다. 72년 뮌헨 올림픽에 참가했던 이스라엘 체조선수들을 테러한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 대원들은 7년간에 걸친 모사드의 끈질긴 추적으로 모두 암살됐다.

2008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발생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사령관 암살 배후도 모사드로 알려지고 있다. 이마드 무그니예 사령관은 자신이 탄 지프 승용차의 머리받침대 부분에 설치돼 있던 폭발물이 터지면서 머리가 잘려 숨졌다.

정교하고 대담한 암살 작전은 모사드 내의 암살·납치 전담부서 ‘키돈(Kidon)’이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키돈에는 여성 6명을 포함, 모두 48명의 정예요원이 배치돼 있다. 여성요원들은 필요할 경우 성(性)을 이용한 작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여성요원을 위한 모사드 규정집에는 “ 정보를 주면 잠자리를 같이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들라”는 항목이 있다. 알마부 암살 용의자 11명 가운데도 키돈 소속 여성 1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적으로 찍힌 자는 지옥까지도 찾아가 제거한다’는 모사드. 수많은 의문의 암살사건에는 모사드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글=유철종 기자
기획인포그래픽=박춘환·김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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