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이 알아야 할 건강관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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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만 딸리지 않았어도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을텐데...” 올해도 어김없이 체력관리를 소홀히 해 고배를 마신 수험생들이 많다. 공부는 의지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다. 막판 스퍼트에 집중해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 모두를 건강하게 다스려야 한다. 한의사이자 강남비상에듀학원 수학과 대표강사 강욱(38)씨에게 그 방법을 물었다.

Q 건강하면 공부도 잘 할 수 있나.

물론이다. 몸이 아프면 공부도 소용이 없다. 대다수의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이 사실을 잊은 채 학습 관리에만 몰두한다. 그러나 장기전을 펼쳐야 하는 수험생들은 계절과 상황에 맞게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한다.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우리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도 기초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해서다. 경기에 나선 선수가 컨디션 관리에 실패하면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것 처럼, 수험생들도 한여름 또는 수능 막바지에 체력 저하로 슬럼프에 빠지면 그동안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만다.

Q 계절에 따른 건강관리법이 있다는데.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다. ‘입시’ 스트레스를 받는 수험생들은 신체기능이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계절의 변화에 신체리듬이 적응하지 못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환절기에 감기에 잘 걸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봄에 야채나 채소를 즐겨 먹으면 춘곤증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꽃가루 알레르기 등으로 고생하는 학생들은 등하굣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기 자극을 피할 수 있다.

Q 다른 계절을 건강하게 나는 법도 알려 달라.

여름에 온도 차가 큰 곳을 자주 드나들거나 에어컨 바람을 지나치게 오래 쐬면 냉방병에 걸린다. 실내온도를 26~28°C 정도로 설정하고 찬 물에 샤워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가을과 겨울은 건조하다. 기후가 건조해지면 사람의 몸도 건조해진다. 우리 몸은 70% 정도의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물이나 오미자차를 자주 마셔 몸 속의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추운 겨울에는 두꺼운 옷을 하나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보온성 유지에 효과적이다. 열이 많은 학생은 미지근한 녹차 같이 차가운 속성을 가진 음식을 먹을 것을 추천한다.

Q 마음도 건강해야 한다는데.

수험생들이 겪는 심리문제 중 대표적인 것이 시험불안이다. 시험지를 받는 순간 머릿속이 텅 빈 듯한 느낌을 받거나 문제를 보는 순간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것, 시험을 볼 때 자신도 모르게 손·다리를 떨거나 연필·볼펜 등의 필기구를 입으로 깨무는 것 등은 모두 시험불안 증상이다. 누구나 약간의 불안감은 가지고 있다. 이것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의지가 바로 마음의 건강이다.

Q 시험불안 극복 방법은.

‘불안’ 자체는 반드시 부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저축을 하고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것은 확정되지 않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의도다. 이 때 불안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수험생에게도 적절한 불안은 더 열심히 공부하도록 자극하는 촉매제가 된다. 그러나 정도가 심하면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할 수 없다. 평소 마인드 컨트롤 연습을 해야 한다. 시험불안은 시험자체보다 시험 결과, 특히 시험을 못 봤을 경우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이 그 본질이다.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최선을 다하는데 의의를 둬 시험불안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주변의 격려나 위로도 시험불안 극복에 도움이 되나.

‘좋은 결과가 좋은 미래를 가져다 준다’는 말은 힘들게 시험공부를 하는 수험생들에게 희망을 준다. 그러나 이 메시지를 너무 강조하면 학생들은 ‘시험을 망치면 인생에서도 실패한다’고 오해한다.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격려 메시지를 전할 때는 상황을 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너는 잘 할 수 있어’라는 말은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하지만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에게는 커다란 시험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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