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쿠폰·포인트 … 휴대전화 하나면 다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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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주부들이 장 보러 갈 때 기본적으로 챙기는 건 신용카드·할인카드·멤버십카드 등이다. 지갑 두께가 두꺼워지는 이유다. 하지만 앞으로 주부들의 지갑 두께가 얇아지게 됐다. 신용카드·멤버십카드·할인쿠폰이 모두 휴대전화 안으로 들어간 ‘모바일 신용카드’가 다음 달 등장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와 이동통신의 결합상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셈이다.

SK텔레콤과 하나카드는 다음 달부터 일부 대형 마트와 제휴해 ‘스마트 페이먼트’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플라스틱 카드 없이 휴대전화로 결제하는 건 기본이다. 여기에 각종 쇼핑정보를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마케팅 기능까지 추가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대형 마트에 장 보러 갈 때 그날의 반짝 세일 상품이 뭔지 확인하고, 할인쿠폰은 가위로 오려갔던 알뜰 주부 A씨. 이제는 쇼핑을 하기 전에 따로 준비할 게 없다. 매장에 도착하면 바로 그날의 할인판매 상품에 관한 정보가 문자메시지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모바일 할인쿠폰도 함께 휴대전화로 전송된다. 휴대전화를 통해 A씨의 위치를 확인해 장보기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계산대에서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기존엔 오려 온 쿠폰 찾으랴, 포인트 적립되는 멤버십카드 꺼내랴 분주했다. 하지만 이제 휴대전화를 카드리더기에 대기만 하면 할인쿠폰을 적용한 금액만 자동으로 결제된다. 그와 동시에 휴대전화에 내장된 멤버십 카드에 포인트가 입력된다. 게다가 대형 마트엔 모바일 결제창구가 따로 있어 기다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하나카드 측은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시범서비스를 한 뒤 가맹점을 점차 늘려갈 예정”이라며 “고객은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고, 가맹점은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안으로 신용카드가 들어가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이미 나와 있다. 신한카드는 3세대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칩으로 신용카드를 내려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플라스틱 카드를 긁을 필요 없이 휴대전화를 대기만 하면 신용카드로 결제가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한카드 고객 2500여 명이 이러한 모바일 신용카드를 내려받았다. 하지만 모바일 신용카드를 써서 얻는 부가 혜택은 별로 없었다.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이동통신 요금을 일부 할인해 주는 정도였다. 카드 리더기가 장착된 가맹점이 많지 않아 보급에 한계도 있었다.

이번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의 신상품 출시로 모바일 신용카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비씨카드는 다음 달 중 3세대 기반의 모바일 신용카드 발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도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 신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현대카드도 이동통신사와 제휴해 모바일 신용카드를 발급할 예정이다.

KT도 이미 경쟁에 가세했다.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위해 실사에 돌입한 KT는 통신과 카드의 결합을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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