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상 후보로 본 미국 팝계 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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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갱스터랩과 R&B의 계속된 인기, 지난해에 이은 노장 뮤지션들의 분전, 일부 뮤지션의 독점 현상 완화…. 지난 3일 발표된 제43회 그래미상 후보 명단에 드러난 최근 미국 팝계의 동향이다.

올해 그래미상 후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뮤지션은 닥터 드레. 갱스터랩을 당당한 주류 장르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올해의 프로듀서'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는 '세이 마이 네임' 으로 '올해의 앨범' 과 '올해의 레코드' 등에 지명된 여성 R&B 트리오 데스티니스 차일드와 함께 올해 최다 부문 후보 지명이다.

또 닥터 드레가 발굴한 최고 인기 래퍼 에미넴은 '올해의 앨범' '베스트 랩 앨범' 등 4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라 폭력적 언어와 외설적인 가사 때문에 일어난 많은 논쟁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고의 팝스타임을 과시했다.

지난해 무려 8개 부문을 수상한 산타나에 이어 올해도 노장 뮤지션들이 왕성한 활동을 과시하고 있다.

우선 아일랜드 출신의 노장 그룹 U2가 '뷰티풀 데이' 로 '올해의 앨범' '우수 록 그룹' 등 3개 부문에 지명됐다.

컨트리송 가수인 페이스 힐도 '올해의 앨범' '최우수 여성 컨트리 보컬' 등 3개 부문에 도전하며, 폴 사이먼은 영국 록밴드 라디오 헤드, 얼터너티브 로커 벡 등과 '올해의 앨범' 을 놓고 겨루고 있어 올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어느덧 중견 반열에 오른 여가수 마돈나는 지난해 히트한 앨범 '뮤직' 으로 '최우수 여성 보컬' 등 3개 부문의 후보로 지명돼 최근 재혼의 기쁨을 누린 데 이어 그래미상 시상식에서도 환호성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지난해 산타나가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8개 부문을 수상한 데 비해 올해는 닥터 드레와 데스티니스 차일드가 5개 부문에 오른 게 최다 후보 지명인 데다 5개 부문 모두 경쟁이 치열해 지난해와 같은 '싹쓸이 수상' 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상식은 다음달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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