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부터 꼬이는 이한동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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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의 심기가 편치 않다.

자민련이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자민련 총재인 李총리는 직접 나서서 강창희 부총재의 반발을 무마하려 했으나 허사였다. 姜부총재의 집과 의원회관을 두번이나 찾아갔으나 체면만 구겼다.

새해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초 李총리는 '소극적 역할론' 에서 벗어나 양당 공조를 통해 정국의 '한 축' 으로 자리잡겠다는 구상이었다.

3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는 민주.자민련간의 '고위당정회의' 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히며 의욕을 보였다.

자신이 의장을 맡게 될 양당 최고위 기구인 '정책협의회' 재가동도 준비 중이었다.

지난 2일 정부 합동시무식 뒤 측근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새해에는 당정간 긴밀한 협조로 4대 개혁.국회계류법안 등 현안을 처리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까지 했다고 한다.

수시로 오장섭(吳長燮)총장.이양희(李良熙)총무 등 자민련 당직자들의 업무보고도 받았다.

그러나 상황이 변했다. 지금은 姜부총재의 반발로 낵럽報?실현이 당장은 불가능해지고 자민련이 내분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상태.

한 측근은 "자민련 총재로서 오늘(5일)당사에서 열린 이적의원 환영식에 참석했지만 며칠 전의 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며 "엉클어진 정국의 해결책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고 李총리의 심경을 전했다.

여권 공조라는 '절반의 성공' 을 거두긴 했지만 안팎으로 꼬인 난제(難題)들을 李총리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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