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시 새해 숙제 산더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당선자(사진)가 연초부터 산적한 과제로 고심 중이다. 우선 부시 당선자가 그동안 지명한 일부 각료가 상원인준을 앞두고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 지명자는 낙태와 총기소유금지법에 반대하는 등 노골적인 보수입장을 취하고 있어 민주당을 비롯한 흑인.진보단체들이 힘을 모아 인준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각료 지명자들의 성향이 하나같이 강경 보수주의자 일색이라며 상원인준 절차 때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미 상원은 현재 전체 의석이 공화.민주 양당으로 반분돼 있고, 3일부터 20일까지 18일간은 앨 고어 부통령이 상원의장직을 맡게돼 이 기간 중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된다. 따라서 이 기간 중으로 예정된 각료 지명자의 인준절차는 난항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부시 당선자는 이 기간애 상임위원회 및 위원장직 배분, 운용예산과 청문회 의제 등을 놓고 민주당과 힘겨루기를 벌여야 해 출발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부시가 고심하는 또 다른 과제는 대외문제다. 외교문제에 어두운 부시는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회담이 실패할 경우 난처한 입장에 빠질 수 있다.

그는 적극적인 대외간섭을 가급적 피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분쟁을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라크 문제도 큰 걱정거리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 지명자 등 부시 외교안보팀은 이라크에 대한 제재의 지속을 주장한다. 하지만 러시아.프랑스 등은 이미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석유 메이저사들도 이라크에 대한 제재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이래저래 고민이다.

이밖에 각료 지명자들 및 보좌관들이 모두 개성이 강해 내부갈등의 소지가 있다는 점도 부시가 풀어야 할 과제다.

때문에 워싱턴 정가에서는 무엇보다 부시가 보좌진 및 각료 지명자들간의 팀워크를 구축해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권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