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글로벌 3재’에도 이틀 연속 올라 1627.4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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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예방 접종을 맞아 내성이 생겼다.”(하나대투증권)

“두 번째 보는 자라에는 놀라지 않는다.”(대신증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에 빗댄 표현)

17일 증권사들은 이런 내용의 분석보고서를 쏟아냈다. 중국의 2차 지급준비율 인상 발표와 두바이 채무 문제, 남유럽 재정 위기 등 이른바 ‘글로벌 3재(三災)’에도 아랑곳 않고 국내 주가지수가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오른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코스피 지수는 16일 7.39포인트(0.46%) 오른 1601.05가 되더니, 17일에는 26.38포인트(1.65%) 상승한 1627.43을 기록했다. 화학·철강·금속 등 지난달 중국이 1차 지준율 인상을 발표했을 때 우수수 떨어졌던 업종들이 이번엔 이틀 연속 강세였다. 1차 발표 당시 하루 만에 4.02% 하락한 철강·금속 업종은 16일 2%, 17일엔 0.99% 올랐다. 대신증권 박중섭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지준율 인상의 목적이 경기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자산 거품 제거에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3재의 영향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17일의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외로 저조하다는 게 그 이유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기업 351곳 중 246곳(70%)의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 평균)를 밑돌았다. 심지어 30%는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의 절반 이하였다. 대우증권 조승빈 연구원은 “기업 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이익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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