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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밴쿠버] 외신 “싹쓸이 … 충격 … 고된 훈련의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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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이 스프린트 스케이팅 금메달을 싹쓸이했다.”(UPI통신)

“막강한 금메달 후보를 제압한 충격적인 승리였다.”(AFP통신)

“이상화의 우승은 비밀스러운 승리 공식이 아닌 ‘구식’의 고된 훈련 덕분이었다.”(로이터 통신)

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에서 우승한 이상화(왼쪽에서 둘째) 선수가 17일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밴쿠버 AFP=연합뉴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이상화(21·한국체대)가 금메달을 따내자 외신들은 일제히 ‘충격적’ ‘이변’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타전했다. AP통신은 “예니 볼프(독일)와 왕베이싱(王北星·중국)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국의 이상화가 예상을 깼다. 놀랍다”며 “한국 선수들이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리치먼드 오벌을 지배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또 한국의 우승이 확정된 후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도는 모습에 대해 “어느덧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익숙한 장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사흘 전 전력분석용 비디오 촬영을 두고 한·중 쇼트트랙 대표팀 간 물병을 던지며 신경전을 벌인 일을 소개하며 ‘한국이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중국을 납작하게 눌렀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NBC방송 인터넷판도 ‘이변이다. 리(이상화)가 볼프를 제쳤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띄웠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한국의 석권에 대해 “놀라운 이변”이라며 남자 5000m에서 아시아 최초로 메달을 획득한 이승훈,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을 차례로 소개했다.

◆일본, “한국을 배워야”=아시아에서 독보적인 겨울스포츠 강국이던 일본도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7일 ‘한국과 중국에서 겸허히 배우자’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신문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은 (다른 나라에) 경기 기술을 전수하는 입장이었으나 밴쿠버에선 쇼트트랙 보강을 위해 한국 코치를 초청해 배우는 실정”이라며 “일본이 아시아의 라이벌 국가와 경쟁하며 스포츠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을 중계하던 도쿄방송의 해설자는 “남녀 500m를 석권한 건 한국이 처음이다. 이건 엄청난 일”이라고 축하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한국 모태범에게 밀려 은·동메달을 차지했다. 500m 여자부 경기엔 4명이 출전했지만 5위가 최고성적이었다.

◆북한 감독, “민족의 긍지”=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출전을 위해 이날 경기장에 나온 이도주 북한 여자팀 감독은 전날 모태범의 우승에 대해 “마치 우리가 금메달을 딴 것처럼 통쾌했다”고 김관규 한국 감독에게 덕담을 건넸다. 그는 “우리 민족은 총명하다. (모태범의 금메달은) 우리 민족의 긍지”라고 칭찬을 이었다.

김 감독이 이날 여자 500m에 나선 북한의 고현숙에 대해 “10등 안에 들 수 있는 선수”라고 말하자 이 감독은 “칭찬이 심하다. 20등 안에 드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고현숙은 이날 역주를 펼치며 9위에 올랐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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